공공기관 신규채용 5년 연속 감소…청년 비중 4년 만에 ‘최저’

공공기관 신규채용 5년 연속 감소…청년 비중 4년 만에 ‘최저’

기사승인 2025-02-10 11:13:44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공공기관의 정규직 채용 규모가 5년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2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신규채용 중 청년 비중도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서 지난해 33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정규직(이하 무기계약직·임원 제외)은 1만9920명이었다.

신규 일반정규직 채용은 지난 2019년 4만116명에서 2020년 2만9480명으로 떨어진 뒤 꾸준히 줄어 2023년 2만207명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1만명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신규 일반정규직 중 청년은 1만6429명으로 전체의 82.5%였다. 이 비중은 2020년(7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 목표는 2만4000명(청년 2만명)이었다. 결국 청년 신규 채용 부진이 전체 목표 달성 실패로 이어진 셈이다.

공공기관 신입사원 초임 평균은 지난해 3872만원으로 전년(3819만원) 대비 소폭 올랐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초 청년고용 한파 속에 공공기관 일자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며 신규 채용이나 청년인턴 운영 성과가 우수한 기관에 경영평가 가점을 신설한 바 있다. 아울러 퇴직·이직 등으로 빈자리가 나면 수시 채용하도록 독려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신규채용이 뒷걸음질 친 이유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채용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지난해 교육부 산하 11개 병원은 전년보다 40.7%(2214명) 감소한 3228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했다. 전남대학교병원(-415명)·충남대학교병원(-330명)·경상국립대학교병원(-299명)·전북대학교병원(-257명) 등에서 채용 감소 폭이 특히 컸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때 수요가 많았던 의료 인력, 특히 간호사 채용이 많았는데 유행이 끝난 뒤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채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대 증원을 두고 촉발된 의정 갈등이 공공의료기관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 점도 일자리 문이 닫힌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신규 채용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은 공공기관도 민간기업처럼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상용직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20대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것이 일부 현실화한 셈이다.

다만 청년층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인턴 채용에 있어서는 정부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년인턴 채용은 2만1239명으로 전년(1만8196명)보다 1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채용형 인턴’의 비중은 22.4%(4745명)로 2019년(23.8%) 이후 가장 컸다.

정부는 올해에도 청년층 등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 공공기관 신규 정규직 채용 목표를 지난해와 동일한 2만4000명으로 잡았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지난달 14일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에서 “지난해와 같은 목표지만 지정 공공기관수가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핵심 업무 채용 여력을 늘렸다”며 “2025년도 경영평가 시에 청년 등 신규 채용 확대를 위한 기관의 노력을 반영하고 신규 채용 인원 중 고졸자 비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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