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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실시한 정기검사를 통해 4000억원에 가까운 규모의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대출 취급에 부실을 드러낸 시중은행들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실시한 현장검사를 통해 적발한 은행권 부당대출 규모가 3875억원(482건)에 달한다. 우리은행 2334억원(101건), 국민은행 892억원(291건), 농협은행 649억원(90건) 씩이다. 시중은행 임직원들이 부당대출을 내주고 뒷돈을 받거나, 금품·향응을 받은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와 관련해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면서 “임직원은 은행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와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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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친인척 개인 정보 등록제 시행하는 우리銀
은행들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우리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를 시행 중이다. 임원 본인과 그 친인척(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형제자매) 정보를 등록해 향후 우리은행 등에서 친인척 대출 신청 건이 발생하면 여신감리부서에 관련 내용이 자동 통지되는 제도다. 또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통제전문역 직책을 신설했다. 영업점 업무 프로세스 등에 익숙한 지점장급 연차의 직원을 선별해서 본점 영업조직의 실질적인 내부통제 활동을 전담하게 된다.
경질성 인사도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에는 곽훈석 외환그룹장 부행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이해광 신임 부행장을 선임했다. 곽 부행장이 과거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산하 지점장의 대출심사를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물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5일과 10일, 11일에 걸쳐 14개 자회사를 직접 방문해 “모든 임직원이 금융인으로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역시 2025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금융 사고 유발 직원은 동료가 아니다’는 생각으로 온정주의 및 연고주의를 철저히 배격해야 내부통제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銀, 내부통제팀 기업금융 인력 중심 꾸리고…업무행위 위험분석 AI 개발
국민은행에서는 여신심사 및 상시감사 등 내부통제 업무 프로세스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후보자 지명 후 첫 출근길부터 “금융 기본은 신뢰”라며 내부통제 고도화를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먼저 책무관리 전담조직(RM제도)를 신설한다. 기업여신, WM, 글로벌 등 고위험 영역에 담당 RM제도를 신설해 영업점 및 사업그룹의 전반적인 업무를 모니터링 하고 현장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고위험 테마점검도 강화된다. 상시감사 유닛 및 지역영업그룹 내부통제팀에서 지식산업센터 부실대출 처럼 잠재적 위험요인 및 취약분야에 대한 테마 점검을 실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또 지역영업그룹 내부통제팀을 기업금융 인력 중심으로 구성, 기업금융 부당대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겠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내부통제 관련 디지털 인프라도 고도화한다. 이상징후 탐지 고도화를 통한 동일 유형, 반복적 사고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12월 1차 적용에 들어갔다. 또 직원 속성 정보 및 업무행위 위험분석을 하는 위험분석 AI 모형을 올해 내 개발 완료 예정이다.
금융사고위험지도 만드는 농협銀…금융사고 2번이면 임원 대기발령
농협은행에서도 강태영 신임 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금융사고 ‘제로(0)’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힌 만큼 내부통제 강화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 추진과제는 △디지털 내부통제 고도화 △내부통제 취약점 전면 재정비 △책임체계 및 조직문화 혁신 △내부통제 인프라 강화 4가지다.
먼저 농협은행은 금감원 상반기 검사에서 지적받은 사업부서 전산통제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또 농협은행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순회감사 제도를 올해 중 폐지한다. 대신 ‘자점감사모니터링반’을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상시감시시스템을 연계 활용해 이상징후 거래 자점감사를 모니터링하고 초고·고위험 자점감사 항목(여신 등)은 본부가 직접 감사를 수행한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업권 최초로 ‘금융사고위험지도’를 정밀 작성 중이다. 본부 부서 및 비여신 부서의 금융사고가 취약지점으로 떠오르며 사전에 집중 관리하기 위해서다.
또 농협은행은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본부장에 관할 사무소 금융사고 방지 책임을 지운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사고 발생시 책임이 모호했다면, 이제는 관할 사무소에서 공시대상 금융사고(사고금액 10억원 이상)가 2회 발생 시 직권정지 및 대기발령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내부통제전문가 인증제도를 도입하는데, 내년부터는 대상이 전임직원으로 확대되는 등 한층 강화된다. 또 농협은행은 “준법감시 인력을 기존 2배 수준으로 대폭 확충하고 조직도 기존 3개팀·반(사고예방팀, 자점감사 모니터링반, 책무관리팀)에서 9개 팀으로 늘리겠다”면서 “임직원별 소관 책무 이해, 숙지 및 관리를 지원해 책무구조도 리스크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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