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후 미국이 동맹국들의 방위를 주도하기보다는 지원하는 역할로 물러서거나 북한의 위협보다 중국 견제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부유한 한국을 미국이 지켜주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올해 한국과 미국이 타결한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의 9배에 달하는 100억 달러를 받아내겠다는 의도도 드러내 향후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엄청난 예산 낭비라는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트럼프 2.0 시대에 한미연합훈련의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이 주한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기는 어렵겠지만, 일정한 감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는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그가 집권하면 김정은과 잘 지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일부 측근들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북한과 군비통제 협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18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다시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북한에서 김정은의 최대 업적이 되고 있으므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이다. 그러나 북한이 ICBM 사거리를 제한하는 대신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제재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면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글로벌리스트들을 혐오하고 비전통적 사고를 가진 트럼프의 재선이 한국의 안보에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빅터 차, 수미 테리 같은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가 재선되면 한국의 자체 핵 보유나 핵잠재력 확보를 허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 대신에 우리도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분야에서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요구해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부분 철수 또는 감축을 추진한다면 한국정부는 북핵 대응을 위해 자체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분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하면 미국을 설득해 은밀하게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트럼프의 비개입주의적인 성향을 고려할 때 트럼프가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을 지지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트럼프 2.0 시대에 전작권 전환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선업 분야에서의 미국의 경쟁력 추락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므로 한국 정부는 미국 선박의 제조, 유지, 보수, 정비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원자력추진잠수함 개발을 위한 미국의 협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