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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부터 시작된 금값 고공행진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금값이 치솟으면서 국내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가격은 13일(현지시간) 온스당 2956달러로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온스당 3000달러 돌파는 이제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금값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100g 골드바의 1g당 가격은 15만71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후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둘러싸고 주요국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데 따른 영향이다. 금은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불확실성이 높은 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은행 골드바 판매 실적은 급증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242억701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9억6326만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같은 기간(124억2380만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 골드뱅킹(금 통장)도 인기다. 골드뱅킹은 은행에서 운영하는 금 관련 금융상품으로 고객들이 금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계좌를 통해 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지난 10일 기준 계좌 수는 27만7551좌에 이른다. 지난해 말(27만2125좌) 대비 5426좌 늘어났다.
금 가격이 오르며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11일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를 4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상품에 대해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며 “원자재 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판매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에서 시작된 품귀현상은 이제 은까지 번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들은 전날 한국금거래소에서 오는 3월 말까지 골드바·실버바를 공급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수급 문제로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골드, 실버바 전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국민은행도 한국조폐공사 수급 중단으로 지난 12일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금거래소, 한국조폐공사에 외에 다른 업체들로부터 골드바를 공급받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은 판매를 계속 할 방침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의 추가 후퇴가 없는 한 금 가격은 상반기 중 온스 당 3000달러에 도달 가능하다”며 “완화 기조가 유지되는 한 금 가격 강세 전망도 유효하다”고 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관세 이슈를 소화하며 가격이 단기간에 빠르게 상승한 만큼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관세 불확실성 우려를 반영할 때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금의 목표가는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