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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철 전력 수요가 역대 최저 수준인 35.2GW(기가와트)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력당국이 석탄·LNG(액화천연가스), 원전,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발전원의 출력제어 이행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봄철 발전 과잉에 따른 전력 수급 불균형 및 계통 불안정성에 대비하기 위해 봄철 경부하기(전력 수요가 낮은 기간) 대책 기간을 3월1일부터 6월1일까지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봄철 경부하기 대책의 핵심은 계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출력제어의 이행력을 높이는 데 있다. 전력당국이 각 발전원에 내리는 출력제어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전력망 불안과 함께 블랙아웃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계통에 참여하는 각 발전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마련할 방침이다.
전력당국은 공급과잉과 계통 불안정이 우려될 때 출력제어를 사전에 안내할 계획이다. 발전 사업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출력제어가 필요하다고 사전에 전망될 때는 총 3번(전일 오후 6시, 당일 오전 9시, 출력제어 30분 전)에 걸쳐 사전 안내를 진행한다.
아울러 발전량을 감축하고 수요량을 늘린다. 석탄발전 운영을 최소화하고 공공기관의 자가용 태양광 운영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태양광에 연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시간을 조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발전량 감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원전과 태양광 등 경직성 전원에 대한 출력제어를 실시해 계통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력당국이 이처럼 출력제어 이행력을 강화하면서 계통 안정을 꾀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정확히 일치해야 블랙아웃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력당국이 석탄, LNG 등 연료 기반의 대형 발전기 출력을 조절하면서 수요와 공급을 맞춰왔지만 최근에는 변동성·경직성 자원이 증가하면서 전력계통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대표적인 변동성·경직성 자원으로 꼽힌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급변하고, 갑작스럽게 출력 조절이 어렵다는 점에서다.
특히 봄·가을철은 전력 수요·공급을 조절하기 어려운 시기로 꼽힌다. 냉난방 수요가 크지 않아 많은 발전량이 필요하지 않지만 날씨 여건상 태양광 발전설비 이용률이 가장 높고, 공장이 가동되지 않는 봄·가을철 주말을 중심으로 낮 시간대에는 발전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태양광이 밀집된 호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량이 송전선로 수용 용량을 초과해 국지적인 계통 불안정이 초래될 수도 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전력당국은 안정적인 계통 유지를 위해 연중 상시 비상 체계로 돌입하고 있다”며 “계통에 참여하는 모든 발전원의 협조가 필요하며, 전력당국도 비상대응체계 운영, 계통 안정화 설비 보강 등 시스템 구축·투자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