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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속 따뜻한 봄 기다리는 야생동물들
- 추위 속 살아가는 야생 생태, 사진과 영상에 담아
- 포유류와 조류, 2회 나눠 게재
1회: ‘추위는 저 멀리’ 야생의 삶 즐기는 수달과 삵 등 포유류
2회: ‘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순도순 혹은 각자도생하는 야생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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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는 지난 12일부터 16일, 19일부터 21일까지 2회에 걸쳐 생태사진가와 함께 홍천과 인제, 양구와 가평, 팔당 등 강원도와 경기도의 산과 들, 하천에서 마지막 겨울을 보내고 있는 야생동물의 삶을 돌아봤다. 입춘과 우수도 지나고 농부들은 서서히 봄 농사를 준비하지만, 2월은 먹이도 부족하고 마지막 추위도 이겨내야 하는 힘든 시간이다.
2편에서는 3월 초 번식지로 돌아가기 전 먹이 충전에 분주한 큰고니 무리, 올빼미류 중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긴점박이올빼미와 텃새 등 그들의 야생 시간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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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삶 보듬으며 마지막 추위 이겨내요’ 야생조류
항온동물인 다람쥐와 오소리, 고슴도치, 박쥐류, 반달가슴곰 등 포유류와 변온동물인 양서류, 파충류는 땅이나 굴속 등에서 겨울잠을 잔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가을에 평소 몸무게의 30% 이상 살을 찌운다. 기나긴 겨울 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심장 박동 수도 1분당 1~10회 이내로 줄인다. 최소한의 에너지 소비로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다. 다람쥐는 동면 흙 굴속에 가을에 열심히 모아둔 도토리를 저장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깨어나 도토리를 조금씩 까먹으며 긴 겨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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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는 겨울잠을 자는 종은 없다. 대신 철새들은 기온이 따뜻하고 먹이를 섭취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떠난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에 번식하는 여름 철새들은 가깝게는 동남아시아에서 멀리는 아프리카 북부 지역까지 겨울을 지내기 위해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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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따라 이동하지 않고 일 년 내내 우리의 산과 들에서 살아가는 텃새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일반적으로 여름에 가족 단위로 번식을 위해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는 까치, 방울새 등은 가을부터 수십 마리 이상 무리를 지어 겨울을 보낸다. 체구가 작은 박새, 곤줄박이, 오목눈이 등 작은 산새류는 서로 다른 종이 모여 혼성군집을 이뤄 함께 먹이도 찾고 위험을 경계하며 서로 도와가며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다.
우리나라에서 관찰되어 기록된 새의 종류는 여름철새, 겨울철새, 통과새, 길 잃은 새 포함 약 500여 종이다. 우리나라의 새 종류는 텃새보다는 철새가 많고 여름철새보다는 겨울철새가 더 많다.
계절에 따라 이동하지 않고 일년 내내 우리의 산과 들에서 살아가는 텃새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낼까.
일반적으로 까치와 방울새 등은 여름에 가족 단위로 번식을 위해 뿔뿔이 흩어져 생활한다. 이들은 가을부터 수십 마리 이상 무리를 지어 겨울을 보낸다. 체구가 작은 박새, 곤줄박이, 오목눈이 등은 작은 산새류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종이 모여 혼성 군집을 이룬다. 함께 먹이를 찾고 위험을 경계한다. 서로 도우며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다.
우리나라에서 관찰되고 기록된 새의 종류는 약 500여 종이다. 여름철새, 겨울철새, 통과새, 길 잃은 새를 포함한다. 우리나라의 텃새보다 철새가 많다. 또한, 여름철새보다 겨울철새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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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歸鄕) 앞둔 겨울 진객’ 큰고니와 흰꼬리수리
봄을 앞두고 마지막 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15일 하남시 팔당대교 아래 당정섬 주변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큰고니 무리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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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대교 일대 한강에는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큰고니와 원앙을 비롯해 멸종위기종인 참수리, 흰꼬리수리, 호사비오리 외 흰죽지, 흰빰오리, 비오리, 청둥오리와 큰기러기 등 50여 종의 겨울철새 5천여 마리가 찾아들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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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과 예봉산 사이 위치한 당정섬 일대는 강폭이 넓고 주변 수심이 얕다. 한겨울에도 강물이 잘 얼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어류와 수서곤충, 어패류, 뿌리식물 등 새들의 먹거리가 풍부하다.
검단산과 예봉산 사이 위치한 당정섬 일대는 강폭이 넓고 주변 수심이 얕다. 한겨울에도 강물이 잘 얼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어류와 수서곤충, 어패류, 뿌리식물 등 새들의 먹거리가 풍부하다. 강 주변에 갈대숲 등 잠자리도 안정적이어서 겨울철새의 서식 환경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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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말 듯’ 긴점박이 올빼미
백두대간 능선인 강원도 홍천군 내면 구룡령 계곡에서 나뭇가지에 앉아 보호색을 띠고 있는 긴점박이올빼미를 만났다.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쳤지만 가만히 앉아 빤히 사람을 쳐다본다. 눈에 잘 띄지 않아 대부분 모르고 지나치지만 우리 산과 들, 강가에서 겨울을 나는 ‘귀한 손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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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점박이올빼미는 주로 고산지대의 숲속에 서식하며 고목나무 구멍 등에 둥지를 짓는다. 야행성이지만 낮에 활동하기도 한다. 주로 작은 새나 쥐, 토끼 등을 잡아먹는다. 한국의 텃새로 강원도 산악지역에서 드물게 볼 수 있으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한국 외에 러시아, 중국, 일본 등지에도 분포한다.
생태사진가 용환국(62) 씨는 “야생조류들은 사람이 간섭하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도와가면서 때로는 분명한 위계질서를 가지고 살아간다”라며 “긴점박이올빼미를 십수 년 동안 관찰하고 둥지도 여러 곳 관리하면서 보살핀다. 밤의 제왕이지만 인간과 달리 특별히 욕심을 내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점을 배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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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잘 먹을께요” 박새와 노랑턱멧새
강원도 춘천시 동면의 한 산촌마을에서 만난 텃새들.
겨울철 야생조류들은 먹이가 부족해 탈진하거나 굶어 죽는 일이 다반사다. 봄을 앞두고 마지막 겨울을 힘겹게 보내고 있는 산새, 들새에게 선행(먹이 제공)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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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가 턱없이 부족한 겨울철, 춘천시 동면의 한 농가에서 노랑턱멧새가 농민이 매일 같이 놓아주는 땅콩과 옥수수 등을 맛있게 먹고 있다. 노랑턱멧새는 박새가 먹이터에 나타나자 이내 자리를 양보하고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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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구의 한 농가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집 앞마당에 놓아두자 불과 10분도 안되어서 직박구리와 물까치, 어치 등 텃새들이 순서대로 찾아와 정신없이 음식을 먹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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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야생조류보호협회를 비롯해 각 지자체는 사료, 옥수수, 해바라기씨 등의 먹이를 산이나 들판에 뿌려 주는 등 야생동물과 공존을 위한 먹이주기 행사를 매년(11월∼익년 3월 사이) 진행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2월은 야생조류의 먹이가 가장 부족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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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햇살 즐겨요” 흰빰검둥오리와 청둥오리 가족
흰빰검둥오리와 청둥오리 무리가 홍천군 내면을 가로지르는 홍천강을 오르내리며 겨울나들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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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가 작고 아무런 능력이 없는 듯 보이는 산새들도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가기 위해 서로 다른 종이 모여 협동하면서 슬기롭게 겨울나기를 한다.
이 땅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텃새들은 어서 봄이 와서 땅 속에서 스멀스멀 벌레들이 올라오길 기다리며, 마음껏 몸을 살찌울 날을 고대하고 있다. 한반도 곳곳의 먹이터와 쉼터에서 겨울을 보냈던 철새들은 곧 초봄이 오면 번식지로 돌아가기 위해 한 장소로 모여 들 것이다. 부디 아무 사고 없이, 바람을 타고 날기 좋은 날 힘차게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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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인제·홍천·경기 하남=곽경근 대기자 사진=곽경근대기자· 용환국생태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