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필수 역량, 이스포츠가 길러줘” [쿠키 현장]

“21세기 필수 역량, 이스포츠가 길러줘” [쿠키 현장]

27일 ‘2025 학교 이스포츠 포럼’
“부정 인식 여전…연착륙 중요”

기사승인 2025-02-27 15:35:25
박성희 한국외대 글로벌e스포츠매니지먼트 교수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학교 이스포츠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채리 기자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들을 e스포츠가 키워줄 수 있다.”

박성희 한국외대 글로벌e스포츠매니지먼트 교수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학교 이스포츠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럼은 교육 현장에서 e스포츠가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이스포츠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이스포츠협회가 주관했다.

박 교수는 “디지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 문제 해결 방향, 과학적 방법론 도출, 기술적 숙련도 등을 이스포츠가 길러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해외에서는 이미 e스포츠를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 중심 교육과정에 접목해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e스포츠와 학업을 결합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 NASEF(북미교육e스포츠연맹)도 있다. 핀란드나 태국, 대만 등에서도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입이 미진한 상태다. 박 교수 연구팀이 학교 내 e스포츠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참여 416개교 중 17.8%만 이스포츠 활동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인식이 크기도 하다. 특히 e스포츠 활동이 존재하지 않는 학교일수록 부정 반응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니 ‘학생들 전두엽을 파괴하고 중독을 유발해 해악을 끼치는 온라인게임을 e스포츠라는 프레임으로 도입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게임을 스포츠라고 하는 것부터 의심스럽다’ 등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연구 결과는 기존 인식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e스포츠 활동을 통해 인지-신체자산발달가치, 지적발달자산가치, 심리정서발달자산가치, 사회발달자산가치를 키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드러났다. 

박 교수는 “스포츠가 발달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건 명확하다”라며 “e스포츠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 확장된 스포츠라고 볼 때, 마찬가지로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걸 자연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e스포츠의 교육적 활용에서 중요한 점도 짚었다. 국내에서 생소하고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덕체’ 발달 증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더 많이 발견돼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e스포츠를 활용해 교육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간대별 목표를 정해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e스포츠 교육 조직 및 대회 구성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리는 준비기와 e스포츠 교육 조직 및 대회 역량 구축 단계인 완성기, 중고교 e스포츠 활성화 시기인 안정기라는 세 시기로 나눠 순차적으로 도입‧성숙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부정적 인식을 낮추고 도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e스포츠 교육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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