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시중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2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예금금리는 큰 폭으로 낮아졌는데 대출금리는 더디게 내려가는 영향이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1.38%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2022년 8월(1.35%p)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46%p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1.42%p)·하나(1.37%p)·우리(1.34%p)·KB국민은행(1.29%p) 순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의 1월 예대금리차가 5.33%p로 1위였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핵심 기반이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금리하락기에 대출금리가 되레 올랐다는 점은 특히 눈에 띈다. 지난 1월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는 평균 4.44%로 지난해 12월(4.39%)보다 0.05%p 상승했다.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3.86%) 보다 0.58%p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대출금리는 반대로 간 것이다. 같은 달 예금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3.06%로 지난해 7월(3.43%)보다 0.37%p가 낮았다.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시기에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수도권 주택 거래와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당국이 은행들에 대출 수요 억제를 주문했고, 은행권이 가산금리 인상을 통해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올린 뒤 아직 충분히 내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