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식시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과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조정으로 고비가 올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수익률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글로벌 성장의 주도권을 이끄는 기업은 여전히 미국이다. 달러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 증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던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종목들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예년보다 투자 전략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주식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과 만나 투자 방향성을 들어봤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올해 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내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는 “미국 증시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적인 우려, 또 그동안 상승장에 따른 차익매물 출회로 조정받는 모습이다. 이런 것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방향성을 좀처럼 찾지 못하는 상태로 보인다”며 “지난 2년처럼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보다 계속 움직이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부각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걱정하는 만큼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의 기조가 미국 최우선주의에 기반하는 만큼, 자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정도로 압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관세 정책 등을 통해 미국 제조업이 잘 되게끔 하겠다는 게 트럼프의 기본자세다. 다만 너무 과도한 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에 분명히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실제로 멕시코 압박 당시 실제 관세를 시행하지 않았음에도 아보카도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줬다”며 “물가가 오르면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도 악영향을 준다. 초기에는 관세 압박을 주겠지만, 결국 이득을 취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서의 활용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주식시장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지만, 미국 경제를 크게 훼손시켜서 시장의 다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한 상황이 되면 반작용으로 경제와 주식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들이 나올 것이다”며 “지나치게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가지고 시장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센터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만 놓고 보면 기업 실적이 중요한 상황이다. 기업의 이익 성장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주가 조정 가능성은 있다”면서 “2~3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트럼프 정책 충격이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시장이 주시할 것이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해당 시점에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그동안 소외됐던 섹터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은 내수 소비를 증식하자는 부분들이 있어 수혜 기대감을 보유한 소비재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고 본다. 에너지 섹터도 정책 수혜에 부합하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로봇 산업의 경우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기술 투자 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빅테크가 쉬어갈 수 있는 상황이기에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소외됐던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국 대비 앞선 美 증시 기업 성장성, 달러화 자산 비중 늘려야”
토스증권은 지난해 발간한 ‘2025 연간전망’ 리서치리포트에서 S&P500과 나스닥 종목 기업의 이익 성장률이 각각 10%, 33%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미국 주식의 수익률도 주요국 대비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시점에서도 해당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과 성장 부분들은 타 주요국 대비 여전히 앞서있다. 성장의 주도권을 이끄는 것은 여전히 미국 기업이다”라며 “AI 산업에서 딥시크(Deep Seek)가 나타났음에도 미국 주요 기업들이 핵심인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시장과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위험 관리를 통해 분산투자를 해 나가는 과정들이 이어져야 한다”며 “미국 주식과 달러 자산에 대한 투자는 사실상 필수 시대가 됐다. 그 때문에 달러화 자산의 비중이 적은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부문 비중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