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강동윤, 원성진과 44번째 대결 승리…13연승 질주 [바둑]

[속보] 강동윤, 원성진과 44번째 대결 승리…13연승 질주 [바둑]

강동윤, ‘원펀치’ 원성진에 바둑리그 ‘주장전’ 승리하며 리그 7연승
전체 기전에서 13연승 질주…‘뱀띠 해’ 맞아 물 오른 기량 과시

기사승인 2025-03-09 19:44:07
영림프라임창호 주장 강동윤 9단(왼쪽)이 한옥마을 전주 원성진 9단을 꺾고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바둑TV 캡처

1989년생 ‘뱀띠’ 강동윤 9단이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물 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강 9단은 바둑리그 주장전에서 ‘원펀치’ 원성진 9단을 꺾고 리그 7연승, 전체 기전 13연승을 달렸다. 한국 랭킹에서도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12년 4월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3위 복귀다.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4경기가 9일 오후 7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기면 1위, 져도 2위를 수성할 수 있는 ‘상위권’ 영림프라임창호와 최하위를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옥마을 전주의 대결이다. 영림프라임창호와 전주는 모두 이번 시즌 처음 창단한 팀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영림프라임창호 입장에선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1위 자리를 꿰찰 기회, 한옥마을 전주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일말의 희망을 노려볼 수 있는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중차대한 대결에 박정상 영림프라임창호 감독은 주장 강동윤 9단을, 양건 전주 감독 또한 1지명 원성진 9단 카드를 꺼내들면서 1국부터 ‘주장 맞대결’이 펼쳐졌다.

초반부터 강동윤 9단의 발 빠른 스텝이 돋보였다. ‘황소 3총사’ 일원으로, 묵직한 한 방을 주특기로 삼는 원성진 9단을 상대로 강 9단은 특유의 치고 빠지는 보법으로 판을 주도했다. 하지만 첫 번째 승부처였던 우상 전투에서 강 9단이 ‘원펀치’에 맞아 실점하면서 국면은 순식간에 백중지세가 됐다.

강동윤 9단과 원성진 9단은 이날 대국 전까지 43번 격돌했다. 상대 전적은 강 9단 기준 19승24패로 열세였다.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묵묵히 참다 묵직한 한 방을 내지르는 원성진 9단의 대국 스타일이 강동윤 9단에게 ‘카운터’로 작용한 대국이 여러 차례 있었다. 

영림프라임창호 주장 강동윤 9단이 서울 금천구 쿠키뉴스 스튜디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강 9단은 3월 랭킹에서 한국 3위에 랭크되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희태 기자

그러나 이날만큼은 승부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원성진 9단이 우세를 잡은 상황에서 결정타를 날리기 위해 좌중앙 백 대마를 패로 끊어간 점이 빌미를 제공했다. 상변 팻감을 의식한 결단이었지만 실제 상황은 오히려 원 9단의 대마가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둑리그 특유의 ‘10초 피셔’에 몰린 강 9단이 결정타를 놓치고 타협을 하면서 바둑은 다시 미세해졌다.

최후의 전장은 하변이었다. 강동윤 9단이 구축한 백의 보가에 침입한 원성진 9단의 흑돌 특공대들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귀환할 수 있는지에 승패가 달렸다. 강동윤 9단은 노련하게 중앙 흑을 먼저 공격하면서 이득을 취했고, 이후 냉정하게 좌하귀를 지켜내면서 미세하게 우위에 올라섰다. 이후 끝내기에선 강 9단의 정교함이 빛났다.  바둑TV에서 이날 대국을 생중계한 유창혁 해설위원은 “강동윤 9단의 위기 관리 능력이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총 14라운드 ‘더블 리그’로 진행되며, 상위 네 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펼쳐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정규리그는 매주 목~일요일 진행되며, 대국 시간은 오후 7시에 1국이 시작하고 매 대국 종료 후 5분 이내에 다음 대국이 진행된다.

제한시간은 기본 1분에 추가시간 10초 피셔(시간누적) 방식이 도입됐고, 5판 3선승제로 치르는 모든 라운드 경기에서 3-0 또는 3-1 스코어가 나올 경우 잔여 대국은 진행하지 않는다.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각 팀이 자율 분배하는 정규 시즌 대국료는 매 라운드 승패에 따라 승리 팀에 1400만원, 패배 팀에 700만원이 지급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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