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면에 물이 묻은 스마트폰을 작동할 때 엉뚱한 작동을 하는 것처럼 디스플레이가 잘못 인식하는 ‘고스트터치’ 현상이 발생한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팀이 터치디스플레이가 외부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높은 해상도로 촉각을 감지할 수 있는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정전용량 감지 압력센서는 구조가 간단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스마트폰, 웨어러블기기, 로봇 등 인간-기계 인터페이스에 널리 활용된다. 그러나 이는 수분, 전자기, 굽힘 등 외부 간섭요소에 의해 오작동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전용량 방식 압력센서에서 발생하는 간섭원인을 정확히 파악했다.
그 결과 센서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프린지 필드'가 외부 간섭에 극도로 취약한 것을 확인했다. 프린지 필드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의 주 활성영역 밖에서 장의 강도와 방향이 균일성이 흩어지는 영역이다.
연구팀은 이론적으로 프린지 필드에 영향을 주는 구조적 변수를 집중 탐구, 전극간격을 수백 ㎚ 수준으로 좁힐 경우 센서에서 발생하는 프린지 필드를 일정수준 이하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독자적 마이크로·나노구조 공정기술을 활용해 앞서 설계한 900㎚ 수준의 전극간격을 갖는 나노 갭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압력을 가하는 물질에 관계없이 압력만을 신뢰적으로 감지하고, 굽힘이나 전자기 간섭에도 감지 성능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연구팀은 개발한 센서의 특성을 활용해 인공촉각시스템을 구현했다.
인간 피부는 압력 수용기 ‘메르켈원반’이 작동한다. 메르켈은 피부의 촉각수용기 중 하나로, 가벼운 접촉과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메르켈원반을 모사하려면 외부 간섭에는 반응하지 않고 오직 압력에만 반응하는 압력센서 기술이 필요하지만, 현재 기술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이를 모두 극복하고 메르켈원반 수준에서 무선으로 정밀하게 압력을 감지하는 인공촉각시스템을 실현했다.

아울러 다양한 전자기기로의 응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물리적 터치패드스템을 개발, 압력 크기와 분포를 간섭 없이 높은 해상도로 얻을 수 있음을 검증했다.
이 기술은 정밀인식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로봇 촉각센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윤 교수는 “이 기술은 달걀을 쥐는 로봇 손가락의 정밀 촉각센서, 의료용 웨어러블기기, 증강현실가상현실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양재순 박사, 정명근 석박사통합과정,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유재영 조교수가 제1저자로 수행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27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 Interference-Free Nanogap Pressure Sensor Array with High Spatial Resolution for Wireless Human-Machine Interfaces Applications.https://doi.org/10.1038/s41467-025-572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