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점포 줄이고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 ‘집중’

국내 증권사, 점포 줄이고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 ‘집중’

증권사 국내 영업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 감소

기사승인 2025-03-11 06:00:07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권사들이 영업점 감축을 이어가는 가운데 초고액 자산가 확보를 위한 영업점은 늘려나가는 모습이다.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수익 증대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60개 증권사의 국내 영업점은 지점 692개, 영업소 58개 총 750개로 집계됐다. 전년(영업점 755개·영업소 61개) 816개에서 66개가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 2019년말 1026개에서 해가 지날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대형사의 감소세가 비교적 높았다. 중소형사 대비 폭넓은 영업망을 보유한 영향이다. 지난 2023년말부터 2024년말까지 1년간 미래에셋증권(70개→61개) 9개, KB증권(87곳→80곳) 7개, NH투자증권(62곳→57곳) 5개 영업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소형사인 유안타증권(55곳→53곳)과 유진투자증권(15곳→14곳), IBK투자증권(23곳→22곳)은 1~2개 영업점을 줄였다.

증권사들이 영업점을 감축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영향이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탑재된 기능으로 다양한 업무를 처리해 영업점을 방문할 이유도 적어졌다.

반면 증권사들은 수익성이 저조한 영업점을 통합·거점화해 초고액 자산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영업점은 신설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반포WM지역과 반포퍼스티지WM브랜치 2곳을 통합해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소재 상가에 반포WM지점을 개설한 상태다. 해당 지점은 부유층 어피니티 마케팅, 은퇴실버층 및 법인 현·퇴직 고객 대상 전문 상담을 제공한다. NH투자증권도 기존 반포WM센터와 방배WM센터를 통합해 반포자이 상가에 반포금융센터를 오픈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등도 해당 지역에서 영업점을 통해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지역은 현시점에서 가장 부촌인 지역이다. 증권사들이 WM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진출해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점 거점화 외에도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속속 내놓고 있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자산가를 위한 전문가 그룹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업계 최대 규모인 100명으로 확대했다. 이들은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투자전략, 상품, 세무, 부동산, 상속·증여, 자산배분, IB 등 분야별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원 확충은 지난 6개월간 활동을 통해 고객의 현장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가업승계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오피스지원팀 전문가들도 합류했다”고 밝혔다. 패스파인터 팀은 기존 멤버인 오건영 단장과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투자전략전문가), 박석중 투자준략부서장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대형 증권사 외에 중소형 증권사도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달초 미국 부동산 및 종합 솔루션 플랫폼 기업 코리니(KORINY)와 미국 부동산 투자 자문 업무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차증권을 이용하는 초고액 자산가 고객은 미국 부동산 선정 컨설팅 및 현지 대출은행 연결, 변호사 선임, 임대 서비스 관리 및 매각 중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초고액 자산가 고객들을 위한 WM 부문 강화는 증권사 실적에 중요한 부분이다. 자산가들의 투자 금액이 일반고객 대비 상당한 수준에 달하는 만큼, 리테일 수익성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WM 영업에 있어 초고액 자산가 고객은 가장 상징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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