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기 힘든 요즘이다. 30년을 광진구에서 살아온 지인은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폐교 소식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폐교는 더 이상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화양초에 들어서자, ‘꿈과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학교’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시선을 운동장으로 돌렸다. 놀이터는 썰렁했고, 운동자 트랙은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36만4910명이다. 10년간 약 9만3000명이 줄었다. 학생이 줄면 학급 수가 줄고 자연히 학교까지 문을 닫게 된다. 저출생 극복이라는 과제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현실을 고려하면 문 닫는 학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손바닥만 한 땅도 놀려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주인 잃은 학교가 새 역할을 찾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다. 지난 2023년 문을 닫은 화양초는 2년이 지나도록 활용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와 시교육청, 지역 주민들의 협의가 늦어지면서다.
이와 같이 여전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학교들은 사회적 고민거리가 된다. 관계 기관은 교육적인 관점에서 최적의 시설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 지역 주민과 조율도 필요하고 재정 확보도 검토해야 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쿠키뉴스와 만나 폐교 활용 방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학생들을 위해 어떤 시설이 가장 필요할지’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무엇인지’ ‘지역 격차 해소가 가능할지’ 등이다. 그는 “내부에서 치열하게 폐교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폐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중장기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수년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폐교 시설 관리에는 혈세가 투입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시내 폐교 6곳 시설 관리에 쓰인 지난해 평균 예산은 약 1억4000만원이다.
한국보다 앞서 저출생 고령화 현상을 겪은 일본은 폐교 활용률이 80%에 달한다. ‘모두의 폐교’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사회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시설로 운영하면서다. 폐교가 지역을 살리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려면, 담당 기관은 일본의 사례와 같이 공모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