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암세포 괴사시키는 온열치료"… KAIST,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 개발

[쿠키과학] "암세포 괴사시키는 온열치료"… KAIST,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 개발

바이오나노소재 표면에 카이랄성 부여
카이랄 자성 나노입자 자기장 열로 종양조직 파괴
코로나 백신 등 mRNA 치료제 효율성 극대화

기사승인 2025-03-19 13:10:28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을 적용한 mRNA 전달용 지질전달체 연구의 연구 모식도. D-카이랄성을 지닌 지질전달체(D-LNP)는 세포와의 카이랄 선택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L-카이랄성을 지닌 지질전달체(L-LNP) 대비 향상된 세포 내부로의 mRNA 전달이 가능하다. 그 결과 지질전달체 내부에 탑재된 mRNA의 세포 내 발현 효율이 2배 이상 향상됐다. KAIST

우리 몸을 구성하는 DNA, 아미노산, 단백질 등은 자신의 거울상과 구조가 일치하지 않는 ‘카이랄성’을 갖는다.

때문에 동일한 화학식이라도 카이랄성이 다르면 물질과 생체 바이오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이 크게 달라진다.

이런 ‘카이랄 선택성’은 생화학 및 의약학에서 널리 이용되지만, 지금까지 카이랄 관련 연구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의약품 연구 등 저분자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종양 괴사시키는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

KAIST 신소재공학과 염지현 교수팀이 바이오나노소재 표면에 카이랄성을 부여할 수 있는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후속 연구로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팀이 mRNA를 전달하는 지질전달체 표면에 도입하는데 성공했다.

지질전달체(LNP)는 mRNA, 유전자, 약물 등 생체물질을 감싸서 세포 내부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나노입자로, 코로나19 백신 이나 유전자 치료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 교수팀은 카이랄성을 가진 분자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을 활용, 왼손잡이(L-형)와 오른손잡이(D-형) 구조의 분자들이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카이랄 선택성에 주목하고 나노소재 표면에 ‘카이랄 나노페인트’를 적용해 카이랄성을 부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A)카이랄성이 없는 비카이랄 나노구조체에 카이랄 나노페인트를 적용하면 카이랄 나노구조체를 얻을 수 있다. B)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을 통해 얻어진 카이랄 나노소재의 원편광 이색성 분광 분석결과. 두 그래프가 짝을 이뤄 상하 대칭을 이룸을 통해 얻어진 나노소재가 카이랄성을 가짐을 확인할 수 있다. C)카이랄 나노 소재의 전자 현미경 사진.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 조성을 가졌으나 공통적으로 2㎚ 두께의 카이랄 나노 페인트 층이 자리잡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KAIST

이 결과 십 ㎚ 크기 작은 입자부터 수 ㎛ 크기의 큰 구조체까지 다양한 크기의 소재에 카이랄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을 활용해 카이랄 자성 나노입자를 합성, 이를 종양에 주입해 자기장 처리로 생성되는 열로 종양조직을 괴사시키는 항암 온열치료기술을 시연했다.

이 과정에서 D-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입자가 L-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입자보다 암세포에 더 많이 흡수되면서 4배 이상 향상된 항암 치료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A)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을 적용하여 얻어진 카이랄 자성 나노 입자를 암세포에 투입한 모습(빨강: 카이랄 자성 나노 입자, 파랑: 암세포 세포핵). D-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 입자(D-IONP)가 L-카이랄성을 가진 자성 나노 입자(L-IONP)보다 더 많이 암세포 내부로 침투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B~C) 카이랄 자성 나노입자를 유방암 마우스 모델의 종양에 주입하고 자기장을 처리하여 항암 온열 치료를 한 결과. 항암 온열 치료를 실시하지 않은 대조군(PBS)은 종양의 크기가 증가한 반면, L-카이랄성을 지닌 자성 나노입자(L-IONP) 또는 D-카이랄성을 지닌 자성 나노입자(D-IONP)를 활용하여 항암 온열 치료를 한 결과, 7일에 걸쳐 각각 11%, 46%의 종양 크기 감소 효과를 보였다. KAIST

또 염 교수팀은 이 같은 암세포 내부 흡수효율 및 항암치료 효율 차이가 나노입자 표면에 처리된 카이랄 나노페인트와 세포 표면 수용체 간 ‘카이랄 선택적 상호작용’에 의한 것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세포실험으로 입증했다.

카이랄 나노페인트 기술은 의료용 바이오 소재를 비롯해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 바이오센서, 촉매 및 나노효소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정 교수팀은 mRNA를 전달하는 지질전달체 표면에 카이랄 페인트 기술을 도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mRNA 기반 치료제는 세포 내 단백질을 직접 합성할 수 있도록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달체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치료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정 교수팀 연구결과 D-카이랄성 페인트를 도입한 지질전달체를 사용한 경우 mRNA 세포 내 발현을 2배 이상 안정적으로 증가시켰다. 

두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지난 2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논문명: Universal Chiral Nanopaint for Metal Oxide Biomaterials) DOI: 10.1021/acsnano.4c14460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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