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피즘의 역습, 한국 증시 어디로 가나 [2025 미래경제포럼]

트럼피즘의 역습, 한국 증시 어디로 가나 [2025 미래경제포럼]

기사승인 2025-03-19 17:07:37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19일 서울 영등포 CCMM빌딩에서 열린 '쿠키뉴스 2025 미래경제포럼'에서 '세계화의 후퇴와 한국증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슈퍼 트럼피즘’으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강화에 따라 올해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환율 흐름이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민일보 12층 컨벤션홀에서 ‘2025 쿠키뉴스 미래경제포럼’에서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환경은 트럼프에 앞서 이미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흐름”이라며 “한국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는 수출이 안 될 때 내수경기가 버퍼로 작동해야 하는데 한국은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 내수가 부진하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저성장과 맞물려 대외 변수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날 포럼은 ‘트럼프 2.0, 불확실성의 시대: 생존 전략은’을 주제로 세계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센터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금융 중심에서 제조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보호주의가 점차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부터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본격화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행동도 미국의 긴 역사로 보면, 그들에게 오히려 익숙했던 신고립주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과 같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글로벌 밸류체인이 흔들리면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수 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다만 시장 변동성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만큼 과도하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우리가 한국 경제에 대한 여러 걱정을 많이 하지만, 사실 외환위기 이후 코스피가 2년 연속 밀린 적이 없다”며 “주가 지수는 상당히 강한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 올해 성장률 경제전망치가 역대 6번째로 낮은 1.5%인데, 앞서 성장률이 낮았던 5번 당시 경기는 나쁘지만 주가는 다 상승했다. 주식이 (위험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성장률은 마이너스 5%였지만 코스피는 50%나 성장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트럼프발 관세전쟁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는데도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 역시 이미 악재가 선반영 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국내 주식이 상승하는 것은 지난해 시장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상법 개정의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거버넌스가 주주 친화적으로 바뀌면 증시가 더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본질적으로 박스권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향후 한국 증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로는 ‘환율’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현재 달러 인덱스는 거의 피크를 친 것 같다. 저는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 비달러 자산의 성과가 좋다. 레고랜드 사태 직후 원달러 환율이 200원 떨어졌을 때 외국인이 16조원의 주식을 샀다. 코스피도 15% 정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주식시장에 대해 좋지 않은 전망에 대한 뉴스를 듣곤 하는데, 오히려 코스피 등 주식시장이 의외로 미국 시장보다 선전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