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은 피어나 손짓 하는데…’ 의대생 복귀할까

‘봄꽃은 피어나 손짓 하는데…’ 의대생 복귀할까

대규모 제적 사태 앞두고 몇몇 의대 돌아봐
연대·고대·차의과대, 미복귀 의대생에 '제적 예정서' 발송

기사승인 2025-03-25 07:28:01 업데이트 2025-03-25 12:59:16
"쿼바디스(Quo Vadis)…"
고려대 의과대학 학생들의 최종 등록·복학 신청마감 기일인 24일, 고려대 의과대학 행정실 앞에서  한 의대생이 심각한 표정으로 장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학교 측은 올해는 모든 학년의 학사 일정, 수업 일수, 출석, 성적 사정 등에 대해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진행하겠다고 밝다. 

-전남대·조선대 의대생 ‘미복귀’…대규모 제적 현실화
-휴학계 반려·학칙 적용 ‘최후통첩’ 강경

목련과 산수유 등 봄꽃이 대학 캠퍼스 곳곳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24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한 강의실에 불이 꺼져있다. 밝은 복도와 대비된다.

그러나 의대생 없는 강의실은 불이 꺼진 채 적막감이 감돌고 실험실에는 흰 가운만 덩그러니 걸려 있어 썰렁함을 더한다. 일부 등교한 학생들도 강의가 없어 삼삼오오 휴게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넓은 복도에는 이따금 행정실 직원들만 오갈 뿐이다.
24일 오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한 학생이 들어서고 있다. 연세대는 미등록자를 오는 28일 제적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일 "만약 제적이 현실이 된다면 의협은 의대생 보호를 위해 가장 앞장서서 투쟁하겠다"며 시위·집회·파업·태업 등 여러 가지 방법 모두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1학기 등록을 마감한 연세대 의대가 복학원을 제출하지 않은 의대생 398명을 제적하겠다고 24일 통보했다. 전체 학생(881명)의 45.2%에 해당한다. 같은 날 등록을 마감한 고려대와 차의과대도 이날 학생들에게 제적 예정서를 발송했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받아준 작년과 달리 올해는 대학들이 학칙에 따라 처리하는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24일 오후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입구에 학생들이 지나고 있다. 한 사립대 총장은 “주로 예과생 등 저학년 학생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이는 선배들의 휴학·수업 거부 압박을 거스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24일 복학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 398명에게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했다.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전체 수업 일수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시점까지 등록하지 않으면 제적된다고 학칙에 명시하고 있다. 연세대, 연세대 원주, 고려대, 경북대, 차의과대의 등록 마감일은 지난 21일이었다. 연세대는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받은 학생들을 28일부로 제적 처리할 계획이다.
24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한 실험실 입구에 흰가운이 걸려 있다. 이번 주에 의대 대부분이 1학기 등록을 마감해 ‘대규모 제적 통보’도 이어질 전망이다. 경북대와 고려대도 조만간 학칙에 따라 미등록 학생을 제적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제적 통보 절차를 준비하는 대학 관계자들은 착잡한 분위기를 보였다. 

앞으로 의대생들의 제적 통보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남대와 순천향대 등이 지난 24일 등록을 마감했지만 상당수 의대생이 등록을 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는 복학원 제출 기한을 연장해 주지 않고 이날까지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은 학칙에 따라 제적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한 실험실 전경. 연세대와 고려대 등 의대 비대위 학생들은 지난 21일 등록 마감을 앞두고 학년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등록금 미납 실명 인증’을 요구하며 학생들 등록을 방해했다.

전국 의대 40곳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 협의회’ 양오봉 공동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40곳 모든 의대가 올해는 학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모든 대학이 미등록 학생에겐 제적 통보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 텅빈 강의실 전경. 교육부는 복귀 의대생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사·의대생들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를 긴급 폐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사이트에는 복귀한 의대생들의 신상이 유포되고 비방 글이 계속 올라왔다. 방심위 측은 26일 해당 사이트 폐쇄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의대생 복귀 시한이 지난 대학들이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연세대가 24일 가장 먼저 ‘제적 예정 통보서’를 학생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했다. 연세대에서만 300명 이상 제적 예고 통보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무더기 제적 사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의 도서관에 한 학생이 들어서고 있다. 정부와 대학들은 “제적 뒤 별도 구제방안은 없다”며 무관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의사 단체들은 의대생들의 ‘대오 이탈’을 경계하면서 대학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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