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끈 동여맨 엔씨, 남은 건 도약뿐 [쿠키 현장]

신발 끈 동여맨 엔씨, 남은 건 도약뿐 [쿠키 현장]

26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
“지난해 원팀 기반 만들어”
“올해 초심 돌아가 도약할 것”

기사승인 2025-03-27 06:00:05 업데이트 2025-03-27 09:53:11
엔씨소프트가 26일 경기 성남 삼평동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유채리 기자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대규모 구조 조정, 상장 후 첫 적자라는 아픔을 딛고 반등을 준비한다. 기본으로 돌아가 ‘엔씨다움’을 보이는 동시에 외연을 확장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가 26일 경기 성남 삼평동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지난해를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해였다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5781억원, 영업손실은 1092억원이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만족스러운 실적을 보여드리지 못해 경영진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를 발판삼아 본래의 엔씨소프트로 거듭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요한 변화 세 가지를 꼽기도 했다. 먼저 ‘원팀’ 기반을 만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 ‘리니지M’, ‘리니지2M’ 등을 리부트 업데이트 진행하고, 고객중심 서비스를 강화해 기존 지식재산권(IP) 경쟁력 회복에 집중했다.
 
장르 다각화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기존에 집중하지 않았던 장르에 투자를 확대하고 퍼블리싱 판권 확보에 공들였다. 서브컬처와 슈팅으로, 빅게임스튜디오의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 미스틸게임즈의 ‘타임 테이커즈’ 등 퍼블리싱 판권을 확보했다. 올해도 두 장르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엔씨아메리카 대표에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영입하며 북미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진 전 대표는 북미 지역에서 약 15년 간 북미 및 한국 게임들의 중역을 맡으며 관련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동남아시아 지역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한 신규 합작법인을 출범하기도 했다. 

글로벌 퍼블리셔와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0월 아마존게임즈와 협업해 ‘THRONE AND LIBERTY(쓰론앤리버티)’를 글로벌 출시했다. 

엔씨소프트가 26일 경기 성남 삼평동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엔씨소프트 제공

물론 고비도 있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진통을 겪었다. 그 결과, 엔씨소프트는 임원 수를 2% 줄였고, 약 5000명이던 본사 인원을 약 3100명까지 감축했다. 총 6곳을 분사하기도 했다. 신작 개발 조직 4곳과 인프라·인공지능(AI) 조직 2곳이다. 그 중 기술 자회사인 엔씨큐에이(NC QA)와 엔씨아이디에스(NC IDS)는 출범 첫 분기 각각 영업이익 5억8000만원, 3억8000만원 실적을 내며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과거 엔씨소프트로 돌아가 가장 잘했고, 지켜왔던 기본을 찾으려 한다”며 “기본을 견고히 실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총 네 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IP를 고도화하고, 자체 개발작과 퍼블리싱 게임에 대한 기술력·게임성 극대화, 서브컬처·슈팅 장르 확대, 외부 개발사와 협업 등이다.

박 대표는 “게임성에 대한 기준을 높여 계속 면밀히 검토하려 한다”며 “유럽·동남아 등 글로벌 리더십을 확충할 것이다.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은 물론, 조직 업무 효율화도 진행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올해 선보일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LLL’ 등 기대작을 선보이려 한다. 엔씨소프트 강점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슈팅게임 등 다양한 장르를 만나볼 수 있다.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박 대표는 “비록 영업손실이 1000억원 가까이 났지만, 올해도 당기순이익 30%를 현금배당하겠다. 앞으로도 자사주 10% 이상 소각을 검토하려 한다”고 알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4일 127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마쳤다. 

박 대표는 “하반기부터는 엔씨소프트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새벽이 오기 전 가장 어둡듯이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이해하고 믿어주셨으면 한다.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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