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하지 않은 일 했다고 할 수 없다” 오열…故 김새론 유족·가세연 고소 [쿠키 현장]

김수현 “하지 않은 일 했다고 할 수 없다” 오열…故 김새론 유족·가세연 고소 [쿠키 현장]

기사승인 2025-03-31 18:03:49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고(故) 김새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고(故) 김새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두려움에 관련 입장 표명을 미뤄왔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이날 검은 정장을 입고 등장한 김수현은 먼저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이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며 “고인도 편히 잠들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얘기했다. 김새론을 언급하기 전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김수현에 따르면, 그는 김새론과 5년 전 1년여 정도 교제했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 김새론이 열애 당시 찍은 사진을 게재했을 때 이를 부인한 이유에 대해서는 “주연배우로서 지켜야할 것들이 참 많았다”고 털어놨다.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늘 스타 김수현의 선택을 해왔던 것 같다”며 “비겁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다”고도 했다.

주요 쟁점인 김새론의 미성년자 시절 교제 의혹, 김새론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하며 심리적인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수현은 “둘 다 배우라는 점을 빼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연인이었다”며 “헤어진 사이에 따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었다고 부연했다. “늘 과분한 사랑을 받는 만큼 오해도 많이 받는다. 사실이 아닌 일도 사실처럼 돌아다닌다”고 말한 뒤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울러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미성년자 때부터 고인을 농락했다, 돈으로 고인을 압박해서 죽게 했다, 너는 살인자다”라며, 김새론 유족을 대변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과 일부 대중의 반응을 언급하면서는 눈물을 쏟았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고(故) 김새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희태 기자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고(故) 김새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이어 김새론 유족 측 주장에 반박하기 위한 증거를 공개했다. 첫 번째는 김새론의 마지막 소속사 매니지먼트 런 대표와 골드메달리스트 전 대표가 2차 내용증명 발송 후 나눈 통화 녹음이었다. 골드메달리스트 측이 매니지먼트 런 측에 배임을 피하기 위해 2차 내용증명을 보내게 되었으며, 이 부분을 김새론에게 잘 설명해달라는 당부가 주된 내용이다. 김수현은 “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님이 1년 전 통화와 완전히 다른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가세연이 공개한 메신저 대화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가세연 측이 김새론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입장문은 본인이 썼다기에 두 사람의 나이 차, 소속사명, 계약기간, 사내 업무 등 오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가세연이 2016년 두 사람이 나눴다고 주장하는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이를 증거로 소아성애자, 미성년자 그루밍 같은 프레임을 씌우고 있으나, 2016년 카톡(카카오톡)과 2018년 카톡에서 고인과 대화하고 있는 인물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는 저자 동일인 식별 분석 결과를 내놨다.

이와 관련해, 김수현은 “유족의 증거에 대한 입장을 내면 갑자기 새롭게 녹음된 증언이 공개된다. 사건 시점을 교묘히 바꾼 사진과 영상, 원본이 아닌 편집된 카톡 이미지가 증거로 나온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유족 측이 증거로 내세우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수사 기관을 통하여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며 “유족 측이 가진 증거가 진실이라면, 수사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인 절차를 통해 검증받을 것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뒤늦게나마 공식석상에 나서서 해명하게 된 이유는 자신을 아껴준 팬들의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수현은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저는 인간 김수현,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을 배신하게 된다”며 흐느꼈다. 이어 “인간 쓰레기를 좋아했다고, 김수현에게 속은 거라고, 평생 남을 고통을 주게 된다. 가면을 쓰고 산 김수현일지라도 그것만은 할 수 없다”며 또 한 번 울컥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고(故) 김새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희태 기자


기자회견에는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도 참석했다. 김 변호사는 “유족분들과 이모라고 자칭하신 성명불상자, 가세연 운영자분을 상대로 정보통신망 법률위반 명예훼손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1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서 역시 제출했다”고 알렸다. 취재진의 질의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이슈가 수사대상이 돼서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새론 유족은 지난 10일부터 가세연을 통해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2016년부터 김수현과 6년간 교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이들의 연인 관계 자체를 부인했던 김수현 측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김새론 씨가 성인이 된 이후인 2019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교제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음주 사고 후 경제적 문제에 부딪힌 김새론을 외면했으며, 내용증명을 보내 그를 심리적으로 몰아갔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새론의 배상액을 7억까지 줄여 손실 보전 처리했으며, 내용증명은 당사 임원의 업무상 배임이 우려돼서 보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새론 유족 측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면서, 김수현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김새론과 김수현이 연인 관계에서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 캡처, 김새론이 내용증명을 받고 김수현에게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등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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