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가 벼랑 끝에 몰렸다. 핵심인 더불어민주당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은 오픈프라이머리가 대선 압승을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자부한다. 다만 민주당이 달가워하지 않고 대선 일자도 확정되면서 의기소침한 모습이다. 불발을 감안해 단독후보를 내거나 선거연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픈프라이머리 경과를 보고했다.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공식 답변은 없다”라면서도 “민주당 내 기류가 부정적으로 정리된 게 아니냐고 생각 된다”고 밝혔다. 이어 “답변 시한을 목요일(10일) 정도로 알고 그 때까지 기다려보다가 답변이 없으면 금요일에 당무위원회를 열어서 오픈프라이머리 불수용에 대한 당 대선 전략 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혁신당이 민주당 답변 시한을 목요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재명 대표가 오늘(9일) 자리에서 물러나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 민주당은 대선 체제로 전환한다. 민주당이 이르면 10일 중 경선 규칙을 논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혁신당 관계자는 8일 “이재명 대표가 지금은 가타부타 말을 못하지만, 후보가 되고 경선 룰 미팅에선 모두가 동등하니까, 다른 후보들이 오픈프라이머리 수용을 주장하면 민주당도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룰 미팅이 답변을 듣는 맥시멈 시한이라고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정당이 선거 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당원에 국한하지 않고 모두에게 개방하는 걸 의미한다. 압도적인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한 동력이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게 혁신당 입장이다. 혁신당은 지난달 4일 이를 제안했다.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에서 후보와 공약을 내고, 3차례 경선을 거쳐 국민이 직접 후보와 공약을 각각 뽑는 방식이다. 혁신당은 지난 6일 오픈프라이머리를 다시 제안했다. 그러나 어느 당도 수용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8일 “당 지도부나 대변인들도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견을 전제로 “당내 오픈프라이머리도 아니고 혁신당 입장에서는 좋겠지만, 우리로선 정당성이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의원들 생각도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대선 후보에 출마한 김재연 상임대표는 쿠키뉴스에 “각 정당의 자체 후보 선출 프로그램을 생략하고 한꺼번에 나가자고 하셨는데 저희는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당 후보를 선출한 이후에 연대, 연합방안에 대한 또 다른 모색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 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당은 민주당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단독 후보를 내거나, 민주당과 연대할 지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진보 진영에선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7일)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전날(8일)엔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와 강성희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오늘(9일)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조국혁신당에선 하마평만 돌 뿐 출마 선언을 한 의원이 없다.
혁신당 관계자는 “오픈프라이머리 다시 제안엔 당내 이견이 없었다”며 “당무회의도 최종 의사를 정하기보다는 의견을 취합해서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선거 연대는 직접 후보를 내기 보다는 정책을 제안하거나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다는 방향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