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플랫폼 ‘영토 전쟁’ 나선 게임사들

자체 플랫폼 ‘영토 전쟁’ 나선 게임사들

‘퍼플’, ‘스토브’ 등 게임사 플랫폼 강화
IP 생태계 구축‧수수료 절감‧주도권 확보 이점
관건은 게임 IP 확보…“다양성과 품질 보장돼야”

기사승인 2025-04-10 06:00:08
픽사베이

국내 게임사들이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 영토 전쟁에 승기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자체 게임 플랫폼인 ‘퍼플(PURPLE)’의 영향력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통합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방향성을 재정립한 데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오는 5월에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 2M’을 퍼플을 통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자체 게임뿐만 아니라 외부 게임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인섬니악 게임즈가 마블과 협력해 만든 ‘마블스 스파이더맨 2’가 대표적이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SIE 타이틀 4종을 서비스하고 있기도 하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해외 블록버스터급 게임 2~3개를 론칭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퍼플 강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도 소셜 플랫폼 ‘스토브’를 통해 게임 산업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래 인디 및 스타트업 게임이 주였으나, 최근에는 대형 타이틀 유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24일에는 Xbox ‘게임전시회 2024’에서 기대작으로 주목받은 프랑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33원정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토브 플랫폼 기능성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기반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스토브 서포터즈 운영이나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등록 등이 그렇다. 이 외에 넥슨 ‘넥슨닷컴’ 등 여러 게임사에서 자체 플랫폼 강화에 적극적이다.

스마일게이트 소셜 플랫폼 스토브가 진행한 ‘2024 스토브인디 어워즈’ 수상작 발표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제공

자체 플랫폼 확보‧확장에 사활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사 지식재산권(IP) 중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게임 서비스와 유통, 커뮤니티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으로 거듭나면 사용자 접점 역시 넓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기도 하다. 수수료 절감이나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밀 마케팅을 하거나, 매출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관건은 게임 IP다. 인지도 높은 프랜차이즈 IP는 물론, 이용자들이 관심 가질 신규 IP를 확보해야 이용자를 모으고,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중요한 건 게임”이라며 “이용자를 끌어 모을 대표 게임이 없다면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또 서비스 게임의 수가 많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히트작인 동시에 품질 역시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진출 모색도 중요하다. 단순히 유통을 위한 플랫폼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운영 주도권을 잡고 성장하기 위한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자체 플랫폼 확대는 해외 게임 산업에서도 두드러지는 흐름이다. 에픽게임즈 역시 스토어를 론칭한 바 있다. 소니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layStation Network)를 통해 독점 게임과 여러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교수는 “주도권을 확보하거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등 이점이 많다”면서 “내수용 플랫폼에 그치지 않고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공략하려는 국가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나중에는 게임사가 연합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