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운용사 보수인하 경쟁에 경고…“투자자 신뢰 훼손”

이복현, 운용사 보수인하 경쟁에 경고…“투자자 신뢰 훼손”

기사승인 2025-04-10 13:47:2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과도한 보수 인하 경쟁을 지적하며 운용사의 펀드 관리 체계를 점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3개 자산운용사 대표이사(CEO)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서재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 관계기관 인사와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3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최근 자산운용업계의 보수 인하 경쟁과 관련해 “대형사간 외형 확대를 위한 보수 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가장 기본 업무인 펀드가격(NAV) 오류도 반복돼 투자자 신뢰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이즈 마케팅 등에만 집중하고 본연이 책무를 등한시하는 운용사에 대해서는 펀드시장 신뢰 보호를 위해 펀드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운용사 자체적으로도 업무원칙 및 내부규율 재정립을 해달라”고 했다. 

신의의무의 충실한 이해도 주문했다. 이 원장은 “형식적 의결권 행사, 대주주와 임직원의 사익 추구, 계열사 등 이해관계 치우친 의사결정 등 투자자 최우선 원칙을 훼손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의결권 행사 모범·미흡 사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운용의 역량 제고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주요국인 운용산업 고도화에 집중하며 글로벌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국내 운용업계는 여전히 한정된 영역에만 매몰돼 있다”며 “전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K-운용’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출현할 수 있도록 업계의 고민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자산운용사 CEO들도 자본시장 선진화 및 자산운용산업 발전추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상법상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도입 초기 대상은 상장사로 한정하더라도, 일반투자자 권익침해가 다양한 형태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해 ‘원칙’ 중심의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 증시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스튜어드십 코드의 이행력 제고, 의결권 공시강화, 중복상장 해소 장려책 등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펀드 가입 절차 간소화, 외화표시 ETF 상장 허용, 장기적립식·채권형 상품에 대한 세제상 혜택 부여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산업이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