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 공급 과잉 우려 여전…실제 감산은 2분기 이후부터

中 철강 공급 과잉 우려 여전…실제 감산은 2분기 이후부터

기사승인 2025-04-16 17:50:27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 전경. 연합뉴스 

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대거 유입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불황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의 지난달 조강(가공되지 않은 강철) 생산이 여전히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와 주요 기업이 감산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에 대한 효과는 2분기 이후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3월)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9284만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조강 생산량은 2억593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다.

수출 증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이 조강 생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난달 감산 등을 통해 금속 과잉 공급에 대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통계가 발표됐으며, 당국으로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달 5일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올해 철강 생산량을 통제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장기화 속 중국의 철강 공급 과잉 규모가 5000만톤 이상으로 추정(우드매켄지 분석)되는 만큼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5000만톤가량의 감산을 예상하고 있다. 5000만톤은 지난해 한국 조강 생산량의 약 80%이자 중국 연간 수출량의 절반이다.

중국 정부에 이어 최근 중국 북서부 신장 지역의 철강 제조사들이 일일 조강 생산량을 10% 감축하겠다고 밝히면서 2분기부터 실제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국의 저가 철강재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주요 국가 중 하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철강재는 877만톤으로 2017년(1153만톤) 이후 7년 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강종별로 살펴보면, 후판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 후판 210만톤 중 138만톤이 중국산이었다. 이들 가격은 국산 대비 톤당 10~20% 낮다. 지난해 1~11월 열연강판 수입량은 약 343만톤으로, 이 가운데 중국산과 일본산이 각각 153만톤, 177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96.2%를 차지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산 철강재는 국내 건설경기 불황과 맞물려 내수에서도 부진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철강재 내수는 매년 5000톤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지난해 4720만톤으로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1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감소했으며, 현대제철은 3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60.6%나 줄어들었다. 주요 철강사들조차 가동 축소 및 중단, 희망퇴직 등을 단행하며 불황을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2분기부터 중국의 감산과 철강 수출 감소 여부가 (반사이익을 유추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예상대로 중국이 올해 철강 생산량을 줄인다면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가격 인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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