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미 ‘2+2 통상담판’…트럼프 등판 가능성도

24일 한미 ‘2+2 통상담판’…트럼프 등판 가능성도

기사승인 2025-04-21 14:41:16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오는 24일 본격적인 관세 협의에 착수한다. 이번 협의는 재무·통상 분야 장관들이 한꺼번에 테이블에 앉는 ‘2+2 형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 개입 여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조정 가능성, 향후 협상 속도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전략TF 회의를 개최하고 “24일 오후 9시, 미국시간으로 오전 8시 ‘한미 2+2 통상 협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상협의에는 한국 측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무역정책 책임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한다.

한 권한대행은 “본격적인 (한미 통상) 협의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산업장관을 공동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 합동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 D.C.로 출발한다”면서 “양국의 통상 장관끼리 개별 협의도 진행할 예정인 만큼, 한미 간 첫 회의가 의미 있는 협력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앞서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공동 언론 공지를 통해 “(우리 정부가) 미 워싱턴 D.C.에서 미국과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협상(negotiation)’이 아닌 ‘협의(consultation)’라는 표현을 택한 점이 주목된다. 이번 자리가 구체적 요구 조건을 주고받기보다 안건별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 2+2 협의는 미국 측 제안에 따라 성사됐다. 방위비 분담금 등을 포함해 협상판을 최대한 키우려는 미국 측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주한미군 방위비 문제는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미국 측이 한국에 ‘불공정한 대우’로 거론한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통화에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하며 ‘원스톱 쇼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무역과 산업, 안보를 모두 포괄하는 전방위적 협상 구상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통상과 안보를 분리한다는 ‘투 트랙’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장기적 국익이 걸린 미국과의 협상에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덕근 장관은 지난 21일 KBS 일요진단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이 끝난 상황이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 내내 관세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 있다”며 “지금 다 푼다고 상황이 정리되는 게 아니어서 협상 틀을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섣불리 협상을 타결하기보다는 짚고 넘어갈 사항이 있어 양국이 상호 호의적으로 풀도록 협의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품목별 관세 부담을 일본 등 주변국보다 더 낮거나, 최소한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원하는 조선 협력과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지렛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안 장관은 “대미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를 비롯한 반도체 부분은 최대한 관세 철폐를 위해서 총력전을 펼 계획”이라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우리나라와 가까이에 있는 알래스카에 안정적인 LNG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카드”라고 말했다. 

방위비 협상에 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미는 이미 바이든 행정부 말기 2026~2030년까지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의를 해둔 상태다. 최 부총리는 지난주 국회에 출석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절대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관세 협상을 위해 방미한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생상과 만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이후 백악관에서 직접 만나 주일미군 주둔비 증액, 일본 내 미국산 자동차 판매 문제 등을 요구했다. 이례적인 정상의 개입으로, 한국 측 회담에서도 트럼프가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안 장관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그런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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