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보험사 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특례로 도입한 자동차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2.0이 자동차보험 시장을 재편할지 이목이 쏠린다. 지금까지는 대형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가 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시장이 고착화된 상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토스, 해빗팩토리 3개 핀테크사는 최근 해당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 및 할증을 적용해 직접 비교하고, 보험사 다이렉트 서비스와 동일한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다. 중개 수수료도 없어 보험료 수준도 같다.
이번 서비스는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사업으로, 최대 4년까지 한시 운영된다. 연장과 정식 제도화 여부는 향후 성과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보험 판매 채널로 자리잡기 위해 적극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토스는 조회 때마다 포인트를 지급하고 보험 갱신 알림까지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실었다.
핀테크사의 초기 투자도 상당하다. 핀테크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차량의 사고 이력과 주행거리 등 정보를 전달받아 정확한 보험료를 산출하려면 수억원 규모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앞서 핀테크업체들은 이 비용을 감수하고 플랫폼 보험시장 선점에 나섰다.
보험업계는 플랫폼 채널 확대에 따른 시장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채널에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자동차보험 시장 재편 가능성이)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플랫폼 확대로 중소형사가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도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에 대해 “중소형사는 특약 개발 등으로 고객 위험도에 더 적합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보상 인프라가 약해 손해 사정 등 역량을 높이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객이 보험료 차이보다 사고 대응이나 보상 서비스 등 비가격 요소를 주요하게 고려한다면 대형사가 유리하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낮아 보험료 차이가 클 가능성이 거의 없다.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 다른 외부적인 요소들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교서비스 2.0 이용이 늘어나는지도 중요하다. 플랫폼이 보험 판매 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는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비교서비스 운영 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받고 있다. 다만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출시 한 달 된 시점이기 때문에 성과를 확인하기는 이르다”며 “적어도 3개월은 지나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