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에 깃발을 꽂은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개월간 누적 수주액이 4조7000억원을 넘어서며 이달 내 연간 도시정비사업 목표치 달성이 기대된다.
23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누적액은 4조7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최대 수주인 2006년 3조6556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도시정비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연도별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실적을 보면 △2020년 1조487억원(2건) △2021년 9117억원(4건) △2022년 1조8668억원(5건) △2023년 2조951억원(4건) △2024년 3조6398억원(7건)이다.
그러나 올해 제시된 목표 수주액은 5조원. 삼성물산은 연초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주택 사업 전략으로 ‘선별적 참여’를 유지하되 강남권과 한강 변 우량 입지 중심 수주 전략을 세웠다. 실제 지난 1월 정비 사업 최대어로 꼽힌 한남4구역을 수주하며 주택 브랜드 ‘래미안’ 파워를 입증했다. 총공사비 1조5696억원 규모에 달하는 한남4구역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서울 주요 도심지에서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 2월 송파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 4544억원 △ 3월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 2416억원 △ 3월 송파구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 2595억원 △ 4월 서초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 1조310억원 등이다. 최근 공사비 1조1915억원 규모의 성북구 장위8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도 선정됐다. 이에 단 4개월 만에 연간 목표액 대비 95.1%를 단숨에 달성했다.
오는 27일 광진구 광나루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수주도 유력하다. 삼성물산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 사업은 공사비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해당 사업지를 수주할 경우 연간 목표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올해 용산구 한남, 송파, 반포 일대에서 사업성이 좋은 단지의 수주가 많았다”며 “래미안 가치를 높여줄 최적의 사업 단지에서 수주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기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핵심 사업지 중심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연내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영등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등 주요 핵심 지역의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압구정 2구역의 경우, 서울 노른자 땅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이 예정됐다. 특히 한남4구역에 이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리턴매치가 전망된다. 총공사비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한남4구역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은 하반기 역대 최대 사업지”라며 “삼성물산 역시 가진 역량을 총결집해 압구정 조합원들의 위상에 걸맞는 랜드마크 주거 시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대교아파트와 성수전량정비지역 등 향후 서울 지역을 선도하는 일대 최고의 랜드마크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