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가에서 SK텔레콤이 당분간 급격한 주가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유심(USIM) 정보 유출에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22분 SK텔레콤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0.93% 내린 5만3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6.74% 급락세로 마감하기도 했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에서 악성코드에 의한 유심 정보 유출이 발생한 뒤 월요일 주가는 6.7% 빠졌다”면서 “낙폭이 확대된 이유는 지난주 대표이사의 사과, 전체 가입자 대상 유심 교체 등 조치가 이어지면서 사태 심각성 및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은 지난 19일 11시40분 발생했다. 해커가 악성코드를 통해 일부 가입자의 유심 정보를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전날부터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했으나, 재고 부족으로 교체 유심 수량이 제한되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증권가는 SK텔레콤이 이번 사태로 중장기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진단한다. 김 연구원은 “이번 정보 유출은 잠재적인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최근 번호이동 확대 및 마케팅 비용 증가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장기 시장 점유율 변동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 유출로 추가적인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 유심 교체에 따른 비용이 최대 1000억원 지출되고, 정보보호 투자 지출이 경쟁사 대비 적었다는 점에서 관련 투자를 늘릴 공산도 크다”면서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반영해 SK텔레콤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800억원 하향 조정했다. 악화된 투자 심리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고, 추후 과징금 부과 및 소비자 소송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도 “지난 26일에는 SK텔레콤 가입자가 하루 만에 1665명이 이탈했다. 유심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번호이동 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향후 대응 방향에 따라 통신사 시장 점유율 변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의 대응 여부가 향후 무선 매출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