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결렬, ‘오늘 하루 경고성 투쟁’

서울 시내버스 노사 협상 결렬, ‘오늘 하루 경고성 투쟁’

파업 대신 ‘준법 투쟁’ 돌입

기사승인 2025-04-30 10:09:12
30일 아침 송파대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버스 운행은 평소와 비슷해 시민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해 3월 29일 12년 만에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가 11시간 만에 타결한 바 있다.

- 연휴 기간에는 정상운행
- 파업보다 낮은 단계 쟁의 행위…안전운행 투쟁
- 통상임금 적용범위, 기본급 인상 등 입장 팽팽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30일 오전 첫차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준법투쟁은 파업보다는 낮은 단계의 쟁의 행위로, 버스 운영 횟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일종의 안전운행 투쟁을 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29일 오전 2시께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30일 오전 송파공영차고지에서 한 기사가 버스 운행 전 차창을 닦고 있다.

노사는 전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열고 마라톤 협상을 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핵심 쟁점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여부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격월로 받는 상여금(기본급의 100%)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노조 관계자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사측이 당연히 이행해야 하는 사항이다"며 "노사 협상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한 기본급 8.2% 인상, 동일노동 임금차별 폐지, 현행 만 63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전 송파공영차고지에서 기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측과 서울시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신 판례가 변경된 만큼 임금 체계 전반을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막판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30일 오전 4시부터 준법투쟁을 시작했다.

송파버스공용차고지에서 만난 한 기사는 “나라는 어수선한데 빨리 협상이 마무리되어야지요”라며 “정치인들처럼 너무 자신들 욕심만 내지 말고 한발씩 양보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불편하게하면 안된다는게 대부분 기사들 생각”이라고 전했다.

준법투쟁은 모든 승객이 완전히 자리를 잡거나 손잡이를 잡는 것을 확인한 뒤 출발해야 하고, 급출발, 급제동, 급차로 변경, 개문발차, 끼어들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또 휴게시간에는 주차를 위한 차량 이동 등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며 일체의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다. 노조는 우선 이날 하루 경고성 투쟁을 하고, 5월 1일부터 연휴 기간 동안에는 정상 운행할 계획이다. 

 
30일 서울시내 차고지에 버스가 세워져 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쟁의 행위 개시일을 하루 앞두고 협상에 나선다. 전날 노조가 실시한 쟁의 행위 찬반 투표에서는 투표 인원 대비 96.3%, 전체 조합원 대비 84.9%가 쟁의 행위에 찬성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3일까지 열린 9차례 중앙 노사 교섭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전 조정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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