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원 해킹 피해 결정타…위메이드 위믹스, 초유의 ‘재상폐’

90억원 해킹 피해 결정타…위메이드 위믹스, 초유의 ‘재상폐’

2022년 장현국 전 대표 당시 상장 폐지 후 ‘재상폐’
위메이드 “해외 거래소 추가 상장 추진하겠다”

기사승인 2025-05-02 16:24:17 업데이트 2025-05-02 16:25:30
경기도 판교 위메이드 사옥의 위메이드 위믹스 로고. 연합뉴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WEMIX)가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지원 중지(상장 폐지)됐다. 이는 2022년 11월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 재임 기간 상장 폐지를 당한 이후 두 번째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중 하나인 빗썸은 2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WEMIX)를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DAXA는 고팍스,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5개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간 협의체다. 이번 결정은 현재 위믹스가 상장된 빗썸은 물론, 코인원·코빗·고팍스 등에 모두 적용된다.

DAXA는 “거래유의 지정 사유에 대한 재단의 소명 자료만으로는 거래유의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발행 주체의 신뢰성, 보안 등과 관련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거래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앞선 ‘해킹’ 사건 이후 신뢰성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롯된 조치로 해석된다. 위메이드 블록체인 자회사 위믹스 재단(WEMIX PTE. LTD)은 지난 3월4일 홈페이지를 통해 “2월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한 바 있다.

플레이 브릿지는 위믹스를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전송하는 시스템으로, 플레이 브릿지 볼트는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이다. 이는 당시 위믹스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약 90억원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DAXA는 위믹스 측의 공지에 대해 “이용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이나 가상자산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사항을 불성실하게 공시했고,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과 피해자 보상 방안이 부재하다”며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위메이드는 바이백(시장 매수)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 보상안을 발표하는 한편 DAXA 측에 소명을 진행해왔다. DAXA는 3월과 4월 두 차례 위믹스에 대한 거래유의종목 지정을 연장하며 거래 지원 여부를 논의해왔으나,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보고 약 두 달만에 최종적으로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위믹스는 2022년 11월24일에도 유통량 공시 문제로 DAXA에 의해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가 2022년 11월17일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행사장에서 “위믹스 상장 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일주일 만에 DAXA에서 정반대 결정이 나왔다. 당시 국내 거래소에서 퇴출된 위믹스는 2023년 2월 코인원에 재상장한 것을 시작으로 고팍스, 코빗, 빗썸에 다시 상장돼 지금까지 거래돼왔다.

한편 DAXA 결정에 따라 위믹스 거래는 오는 6월2일 오전 3시부터 중지되며, 7월2일부터는 출금 지원도 종료된다. 위메이드는 이에 대해 “위믹스 및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거래소 추가 상장 등 다양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상장 폐지 결정으로 위메이드가 핵심 사업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던 위믹스 기반 블록체인 게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폐지 발표 전까지 빗썸에서 1200∼1300원대에 거래되던 위믹스는 상장폐지 결정 직후 401원까지 떨어지면서 약 67% 급락했다. 위메이드 주가 또한 횡보세를 보이다 위믹스 상장 폐지 발표 이후 17% 이상 폭락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받기 시작한 모양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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