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5년…주민 보상 시급”

환경단체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5년…주민 보상 시급”

기사승인 2025-05-07 14:56:18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화학 인도생산법인 LG폴리머스 가스누출 사고에 대한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가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사고 발생 5년이 지났지만 소송을 이유로 주민 배상이 지연되고 있다며 시급한 배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7일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 전 LG화학의 인도생산법인 LG폴리머스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에 대한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앞서 2020년 5월7일 LG폴리머스에서는 코로나 봉쇄 기간 공장 저장탱크에 장기간 보관된 공정 원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유독성 가스 누출로 수백 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고 발생 5년이 지났지만 LG 측은 인도 정부 및 피해자 등이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피해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에 기대 지연하지 말고 피해자들 증세가 악화하기 전에 배상해야 하고, 피해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지원 대책 수립 및 그 과정에서 주민 대표를 참여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어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한국시민사회와 30여 아시아국가 시민사회로 구성된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 ANROEV’는 인도피해주민대책위원회가 확보한 참사 영향이 가장 큰 레드존(반경 715m 이내 구역)에서의 참사 이후 5년간 주민사망자 118명의 명단을 확보해 LG참사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상당수 주민사망이 LG공장에서 누출된 818톤의 스티렌 가스노출로 인한 후유증 등으로 인한 추가사망 및 조기사망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백도명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2023년과 2024년 현지조사를 통해 5년 전 참사당일 사망해 인도 주정부가 위로금을 지급한 12명 이외에 13명의 추가사망자를 확인한 바 있는데, 더 많은 관련 사망이 이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도명 교수는 “인도정부가 사건 초기 스티렌 노출주민의 급성피해에 대해 일회적인 조사 및 지원만 하고 이후 지속적 건강영향에 대한 후속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LG는 일회적 조사조차도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환경 및 산업참사의 경우 의학적 피해가 중요하지만 의학적 관련성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더라도 많은 피해자들이 가족을 잃고 장기적으로 투병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에 대한 사회경제적인 피해지원을 지속해 피해주민들의 건강과 생활이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들 단체는 “한국기업 해외사업체는 국내 안전보건환경 잣대와 똑 같은 해외 안전보건환경 잣대를 갖추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6월 대선으로 출범할 새정부가 이러한 일에 앞장서 한국기업과 한국정부의 실질적인 글로벌 위상을 높일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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