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택배노동조합이 한진택배의 ‘주7일배송’ 시행에 대해 ‘논의 없는 휴일 근무 강행’이라며 투쟁을 선포했다.
택배노조는 14일 서울 중구 한진 본사 앞에서 사회적합의 이행과 주5일 근무 보장 등을 요구하는 투쟁 돌입 선포 회견을 열었다. 택배노조는 이날 한진택배에 △주7일 배송 시행 방안 합의안 마련까지 주7일 배송 강행 중단 △사회적합의 이행과 주5일 근무 보장 △휴일 배송의 자율적 참여 보장과 불이익 조치 금지 명문화 △휴일 배송 시 정당한 휴일 배송 추가 수수료 지급 등을 요구했다.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한진택배는 (주 7일 배송에 대해) 처음에는 ‘결정된 바 없다’며 회피하더니, 이후 ‘시범사업을 하겠다’ ‘대리점과의 협의를 통해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등의 말바꾸기를 반복했다”며 “수차례에 걸쳐 택배노조의 우려와 요구를 무시하고, 주 7일 배송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주 1회 이상의 휴일이 보장돼야 하며, 법정 휴일에 근무한 경우 반드시 휴일수당을 지급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택배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이러한 권리를 차별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진택배는 지난달 27일 주7일배송 시범 운영을 했다. 이커머스 등 고객사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쿠팡 등 유통사들이 주7일·당일 배송 서비스에 돌입한 가운데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력과 근무제도 등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7일 배송을 시작하는 등 논의가 없었다는 게 택배노조 측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7일 교섭자리가 마련됐지만 한진 측은 아무런 대응책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찬희 택배노조 한진본부장은 “지난 7일 한진택배 대리점협회와 교섭이 진행됐으나 협회장이 불참하고 주7일 배송 관련 요구안에 대해 아무 준비 없이 나왔다”며 “‘논의가 부족하니 시간을 달라’며 노조와 대화를 기피하고 시간을 끌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부터 반품거부를 시작으로, 주7일 배송 강요에 시발점이 되었던 전략사 배송거부, 전면파업까지 고려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권리와 존엄성을 지키고 한진택배의 기만적 행동을 멈추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반 직장인에게 요구하기 어려운 주7일근무를 택배노동자에게 요구하는 것을 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정상적인 회사라면 직원들에게 휴일 근무를 요구하려 하지 않고, 요구해도 노동조합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여길 것”이라며 “택배노동자에게만 (휴일 근무를) 논의 없이 강행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