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금리 충격과 단기 경쟁 등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배경을 짚고 이에 대해 계속해서 감독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15일 서울시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개별 회사의 리스크 문제가 전체 시장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감독하고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브리핑에서 “(회계제도가 개편되며) 그동안과 달리 보험계약마진(CSM)이 회사 이익의 주 원천이 됐다”며 “이에 보험회사들이 장기적인 CSM 확보를 위해서 CSM 확보에 유리한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까지 단기 경쟁이 과열됐던 무‧저해지 종신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을 들었다. 이 수석부원장은 “(해당 상품이) CSM 확보에 유리해 이 상품에 대한 판매 경쟁이 과열됐고, 그러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들도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에 감독당국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계리 가정 합리화로 지나친 단기 경쟁을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강화로 상품 출시 단계에서 장기적인 리스크를 심도 있게 검토하도록 지도했다”면서 “판매 채널의 영업 질서에 대해서도 건전성 회복할 수 있게, 단기 성과주의 개선을 위해 성과보상 체계도 개선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이제 결산이 마무리가 되는데, 보험회사 킥스비율은 206.7%로 집계된다. 경과조치를 제외하면 이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전 분기보다 11%p 정도 하락했고 전체적으로 지급여력 비율이 다소 악화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요 요인으로는 금리 하락을 꼽았다. 그는 “시장 금리 하락으로 포트폴리오상 금리 변동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보험사의 경우 가용 자본이 크게 감소했다”며 “(보험사들이) CSM 확보를 위해서 장기 보장성 상품 위주로 판매 확대하다 보니 이 부분에서 필요한 요구 자금이 많이 늘어나기도 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정도 감소한 수치라고도 밝혔다.
금융당국은 전체적으로 보험사 경영 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건전성 규제 보완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이 수석부원장은 “자본 규제 기준을 150%에서 130%로 일정 부분 낮추는 합리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늦지 않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보험회사 감독과 관련해서는 “보험업권은 장기 자산과 부채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금리 관리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보험사가 금리 충격에 대해 잘 대비하고 있는지 중점 검토하고, 특히 자산 부채 듀레이션 갭이 평균 대비 지나치게 큰 회사에 대해서는 중점 지도하겠다”고 강조했다.
CSM 확보를 위한 단기 경쟁에 대해서도 계속 유의해서 보겠다고 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장기적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나 안전성을 저해하면서 단기적 실적 위주의 경쟁을 해나가는 부분을 완치하고 필요한 지도와 감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