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에도…대한항공 주가 상승 여부 ‘불투명’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대한항공 주가 상승 여부 ‘불투명’

원·달러 환율, 전일 종가 1387원…지난달 고점 대비 100원↓
원화 강세는 ‘호재 요인’…제반비용 하락 효과
주가 상승은 ‘단기적’ 전망 나와…“완전한 불확실성 제거 필요”

기사승인 2025-05-21 17:40:04
대한항공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국내 항공 대장주인 대한항공 주가가 원·달러 환율 하락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아직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변수가 남아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는 이달초 2만1000원에서 이날 종가 기준 2만1900원으로 4.28% 상승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연초 2만3450원에서 지난달말 2만950원으로 10.66% 하락세를 시현한 뒤 이달 들어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같은 흐름은 최고점을 향해 달려가던 원·달러 환율이 진정됨에 따라 운항비용 절감 기대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주간거래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2원 내린 1387.2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9일 미국발 상호관세 리스크에 1487.6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100원 이상 하락한 셈이다.

항공사들은 연료비와 정비비, 공항 관련 비용, 항공기 매입대금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상당수를 달러로 결제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상승은 비용 증가로 직결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34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보고서에는 1450원 수준의 고환율이 운영상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비상계엄 이후 고환율 부담을 겪은 지난 1분기 실적은 저조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별도 기준 3조955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3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줄었다. 1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제반비용(정비비, 공항 화객비)과 기재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의 영향이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를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률이 1%p 가량 상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의 하향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한다. 한미간 무역협상 추진 과정에서 원화 강세 변수들이 추가되고 있어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전망을 통해 약달러 환경하에서 원화의 점진적 강세를 전망했으나, 무역협상이 진행되면서 원화 강세 변수들이 추가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변수는 환율 협상이다. 환율 협상은 원·달러 환율을 1300원까지 낮출 수 있는 요인”이라며 올해 환율 하단을 1300원으로 제시했다.

이어 그는 “관세 대체를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통화 절상이 필요하다. 5%의 관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른 요인들이 일정할 때 원화가 4.8% 가량 절상돼야 한다. 즉 환율 1400원 기준 1330원 수준으로 하락해야 하는 것”이라며 “무역 및 환율 협상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하나, 환율 협상을 통한 원화 절상 가능성은 높은 선택지 중 하나다. 무역협상 자체만으로도 해당 국가의 환율 절상이 확인되고 있다. 무역협상이 단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원화의 단기적 저평가 해소는 보다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전망에도 대한항공 주가는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진단이다. 오히려 중요한 건 대외 불확실성 축소 여부라는 설명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환율 하락의 수혜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면서 “그동안 대한항공 주가가 억눌린 것은 무역분쟁과 전쟁, 국내 정치 혼란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과 이로 인해 확대된 이익 변동성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가변성 또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면서 “미국과의 무역협상은 아직 초입 단계이지 마무리 단계가 아니다. 아직 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축소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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