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에 언어폭력까지”…반복되는 ‘이준석표’ 혐오정치 [21대 대선]

“갈라치기에 언어폭력까지”…반복되는 ‘이준석표’ 혐오정치 [21대 대선]

인권위에 ‘혐오 표현’ 사례로 실리기도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안 돼” 경고음 커져

기사승인 2025-05-30 06:00:08
이준석 대통령선거 후보가 29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TV 토론회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한 ‘젠더 폭력’ 관련 발언이 정치권 안팎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반복적이고 자극적인 언행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이 후보가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혐오 발언’을 일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이 후보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젠더 이슈에 대한 이 후보의 인식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다. 2021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발언을 거론하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표현했고,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같은 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인권 교육자료 『혐오차별 대응하기』 부록에 ‘대표적 혐오 표현’ 사례로 실렸다. 인권위는 “여성혐오나 차별을 망상에 비유한 것은 성차별적 현실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이 후보는 크고 작은 혐오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22년에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를 “비문명적인 불법 시위”라고 비난했고, 2023년에는 한 게임 캐릭터의 손 모양을 두고 “볼 것도 없이 메갈 손가락”이라고 말했다.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서는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희석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TV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이 과거 인터넷에 쓴 글을 인용하며 성적인 표현을 여과 없이 언급했다. 설령 검증 차원의 발언이었다 하더라도, 성폭력적 뉘앙스를 담은 표현을 공중파에서 그대로 옮긴 것은 “명백한 도 넘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속어도 아니고 가치 중립적인 단어”를 사용했을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문제가 된 단어를 어떻게 더 순화할 수 있느냐”며 “최소한의 구체성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행위를 연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최진환 전 개혁신당 대표 정무실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정치의 본질은 공론장의 파괴”라며 “자극적 언사로 대중 감정을 동원하는 방식은 정치적 분노와 혐오만을 남기고, 건설적인 토론과 실질적 대안 제시는 실종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의 정치는 갈등을 증폭시키고 대화의 가능성을 차단하며 공론장을 분노와 조롱의 무대로 전락시킨다”고 꼬집었다.

우상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도 29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도자로서의 덕목은 아직 이르다”며 “이번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대선후보로서 치명적인 자책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인의 언어는 정제되고 논리적이어야 하는데, 이 후보의 발언은 직설적이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불쾌감을 주는 내용이었다”고 덧붙였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에겐 증오와 혐오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갈라치기에서 시작된 그의 정치는 혐오의 배설로 마무리됐다”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의 이번 발언이 그간 지속되어 온 젠더 인식과 갈등 유발형 언행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흔드는 ‘정치적 혐오 캠페인’의 정점”이라며 “이준석을 정치 테이블 위에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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