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주요 수련병원의 5월 추가 모집이 29일 종료됐으나 대규모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도권 빅5 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이상 가나다순)은 다음 달 1일 자로 수련을 재개하는 인턴, 레지던트 추가 모집을 마감했다.
이들 병원은 당초 지난 27일 전공의 추가 모집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원서 접수 마감 기한을 연장하면서 마지막까지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애초 마감일이었던 27일 당시 67명이 지원했다. 마감 연장 후에는 서너명이 더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브란스병원은 인턴 142명, 레지던트 566명(1년 차 149명·상급 연차 417명) 등 총 708명의 전공의를 선발할 계획이었는데, 지원자는 10% 정도에 그쳤다.
다른 주요 수련병원들은 20여명, 30여명 등으로 두 자릿수 지원자를 확보했으나, 세브란스병원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이번 추가 모집은 정부가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에게 복귀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통상 상·하반기 두 차례 이어지는 정기 모집과는 별개로 진행했다. 추가 모집에 합격한 전공의들은 다음 달 1일 수련을 개시한다. 인턴의 경우 수련 기간을 12개월에서 9개월로 3개월 단축해주기로 했다. 인턴이 내년 2월 수련을 마치고 3월에 레지던트로 승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수련 마지막 해인 레지던트 3∼4년 차는 내년 초에 있을 전문의 시험에 먼저 응시하고 5월 말까지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군 미필자 전공의가 복귀할 경우 가급적 수련을 모두 마치고 입대할 수 있도록 병역 연기 등을 복지부, 병무청 등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도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수련 현장을 떠난 레지던트의 절반 이상은 일반의로 재취업해 일하는 중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791명 중 5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다.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 내년 전문의 배출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규 전문의 수급 축소는 곧 지역·필수의료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의 수급이 중단되면 중환자실,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등 기존에도 인력이 부족했던 진료과들의 인력난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라며 “단순히 1년의 손실이 아닌 향후 5~10년가량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