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KAIST-에너지연, 백금 없이 청정에너지 수소 생산 성공

[쿠키과학] KAIST-에너지연, 백금 없이 청정에너지 수소 생산 성공

전극 계면 전자수송 저해 문제 규명
촉매입자 크기 조절로 백금 코팅 없이 성능 확보

기사승인 2025-06-11 10:33:01
촉매층/확산층 계면 전자 전달 저항 관련 인포그래픽. KAIST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 수소는 재생에너지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PEMWE)는 고순도 수소를 고압으로 생산하는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PEMWE는 고분자 전해질막으로 물을 분해해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전기화학 시스템으로, 고압 작동과 빠른 응답성, 높은 순도 등의 장점 때문에 차세대 수소 생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가의 귀금속 촉매와 백금 코팅재료가 필요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귀금속 없는 고성능 수전해 성공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팀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두기수 박사와 공동연구로 백금 코팅 없이 고성능을 구현하는 차세대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수전해 전극에서 고활성 촉매 ‘이리듐산화물(IrOx)’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을 분석한 결과 전자 전달이 비효율적으로 일어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IrOx 촉매가 백금 코팅이 없으면 성능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수전해 전극에서 함께 사용되는 핵심 구성 요소인 촉매–이온전도체(이오노머)–티타늄 기판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자의 이동저항 때문임을 밝혀냈다.

특히  IrOx 나노촉매와 티타늄기반확산층(Ti PTL)의 자연산화층(TiOx)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자 전달 저항의 근본 원인을 규명한 결과 이오노머가 TiOx 표면에서 전자를 끌어당겨 전자 공핍층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촉매–이오노머–티타늄 기판 사이에서 전자통로가 차단되는 ‘핀치 오프(pinch-off)’ 현상이 전도성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  

이오노머는 전자 절연체에 가까운 특성을 가져 촉매입자 주위를 감쌀 경우 전자 흐름을 방해한다. 

특히 이오노머가 티타늄 기판과 맞닿은 경우 티타늄 기판의 표면산화층에 전자 장벽이 형성돼 저항을 더욱 높인다.

이에 연구팀은 다양한 입자 크기의 촉매를 제작해 비교하고, 단일 셀 평가 및 다중 물리 시뮬레이션으로 이리듐 산화물 입자의 크기를 20㎚ 이상 크기의 촉매 입자를 사용할 경우 이오노머 혼합 영역이 줄어들어 전자 통로가 확보되고 전도성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아울러 정밀한 계면구조 설계로 반응성을 확보하면서도 전자 이동을 동시에 보장하는 계면구조 최적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불가피하다고 여겼던 촉매 활성도와 전도도 사이의 상충 관계를 정밀한 계면 설계로 극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고성능 촉매소재 개발은 물론 향후 귀금속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 상용화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활성 촉매를 위한 단순 촉매입자 크기 축소가 오히려 계면 저항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밝힌 것으로, 촉매입자 크기, 이오노머 분포, 촉매층 구조를 통합적으로 고려한 계면 설계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귀금속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전해 시스템 구현에 있어 중요한 전략적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지수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수행했고,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 32.4)’ 지난 7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 On the interface electron transport problem of highly active IrOx catalysts, DOI: 10.1039/D4EE05816J) 

(앞줄 왼쪽부터)박지수 박사과정, 김희탁 교수 (뒷줄 왼쪽부터)석경화 박사과정, 두기수 박사, 오은택 박사과정.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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