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삼양식품 등 국내 식품사들이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드라마·영화·연예인을 중심으로 한 K-콘텐츠 열풍이 현지 젊은층 사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K-라면과 K-푸드를 찾는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라면 수입액은 2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한국산 라면 수입 비중은 5200만달러로, 전체 수입액 중 약 25%에 달한다. 또 말레이시아의 라면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기준 약 6억달러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6% 이상 성장이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최근 말레이시아를 글로벌 브랜드 ‘맵(MEP)’의 세 번째 론칭 국가로 선정했다. 태국, 일본에 이어 매운맛을 핵심으로 한 ‘맵’ 브랜드를 선보이며, ‘그릴드 갈릭 쉬림프 라면’, ‘블랙페퍼 치킨 라면’ 등 다양한 변주를 통해 현지인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현지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말레이시아 전역 2500여 점포에 ‘맵’ 라면 단독 입점을 확정했다. 향후 다양한 신제품과 프로모션을 통해 국물라면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혀갈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말레이시아 론칭을 기념해 지난 15~18일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 복합 쇼핑몰 선웨이 피라미드(Sunway Pyramid)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4일간 방문객은 1만5000여명에 달하는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공식 론칭한 글로벌 브랜드 ‘맵’의 초기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며 “맵이 지닌 매력을 다채롭게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말레이시아 1위 온라인 플랫폼 ‘틱톡’이 운영하는 ‘틱톡샵’에 라면 최초로 브랜드숍을 개설했다. 이곳에서 ‘신라면 툼바’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농심은 말레이시아 인기가수를 브랜드 엠버서더로 선정,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신라면 툼바의 인지도를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 주요 유통업체를 통한 마케팅도 강화한다. 농심은 로터스(Lotus’s), 이온(AEON), 자야 그로서(Jaya Grocer) 등에 신라면 툼바를 입점을 확정했다. 농심은 국내에서도 말레이시아 국비유학생을 대상으로 ‘K-it DAY’ 등 한국 문화와 라면 접목하는 시너지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는 다양한 음식 문화가 융합된 특성이 있고, 특히 코코넛 밀크를 활용한 크리미한 라면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맛에 익숙해 신라면 툼바의 매력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뚜레쥬르 운영사 CJ푸드빌은 지난 4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대형 쇼핑몰에 첫 매장인 ‘뚜레쥬르 선웨이 피라미드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CJ푸드빌은 인도네시아에 운영 중인 공장을 기반으로 말레이시아 내 사업 운영 및 물류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중 쿠알라룸푸르 핵심 상권인 선웨이 벨로시티몰에 추가 매장도 오픈한다.
이디야커피도 지난해 12월 말레이시아 1호점 ‘엘미나점’을 오픈했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도 올해 말레이시아 진출을 도모하며 동남아 시장 공략 속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동남아 지역 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무슬림 소비자와 밀접한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별 소비자를 겨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편의점에서 라면과 어울리는 김밥·음료·아이스크림 등 신메뉴 마케팅을 통해 무슬림 소비자와의 밀접한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