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배달 수수료 0원’ 카드 꺼낸 배민…상생 신호탄 될까

‘소액배달 수수료 0원’ 카드 꺼낸 배민…상생 신호탄 될까

을지로위원회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배달주문 1만원 이하 수수료 면제, 1만5000원 이하 수수료 차등 지원
입점업체 “많은 업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종 합의 낼 것”

기사승인 2025-06-19 15:25:56
19일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브리핑에서 좌측 세번째부터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공동의장, 이강일 을지로위원회 배달앱 TF 단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다빈 기자

배달의민족이 연간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에 나선다. 1만 원 이하 소액 주문에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구조상 불리한 입점 업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다. 업계는 정치권 중재로 마련된 이번 합의가 향후 최종 합의를 위한 실질적인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소액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상생방안을 도입한다. 이는 수수료 구조상 주문금액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이 방안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운영 중인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논의를 통해 도출됐다. 이 기구에는 우아한형제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를 비롯해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중간 합의문은 지난 9일과 16일 열린 두 차례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협의체는 배달 중개수수료, PG수수료, 배달비 등 업주가 부담하는 각종 비용을 완화하고, 차등 수수료 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지속 중이다.

중간 합의문에 따르면 우아한 형제들은 연간 최대 1000억원, 3년 간 최대 300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을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주문금액 1만원 이하는 중개수수료(7.8%) 전액 면제 및 배달비 차등 지원 △1만~1만5000원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배달비 차등 지원 등이 핵심이다. 또한 입점 프랜차이즈 본사와 협의해 할인 적용 주문에 대해서는 할인 금액 중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비용에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외에도 우아한형제들은 입점업체 전담 상담센터 신설, 손실보상 접수 시스템 개선, 입점업체와 배달라이더 간 직접 소통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지원책을 병행하기로 했다.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기존 대화가 부족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지점도 있었으나 서로의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대화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번 중간 합의는 사회적 협의의 과정에서 이뤄놓은 것을 확정 짓고 새로운 완성을 하기 위한 다짐의 자리”라고 말했다.

이강일 을지로위원회 배달앱 TF 단장은 “배달앱은 원래 B2B 중심이었지만 경쟁이 격화되며 B2C 시장에서 소상공인이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생겼다”며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고 양자간 이해를 통해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선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나온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달의민족이 다음 주면 15년이 되는데 현장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업주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배달의민족의 핵심 가치를 전달할 것이며 이번 변화로 업주님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고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지난해 상생협의체가 마련한 ‘차등 수수료 방안’이 반쪽짜리로 평가받았던 것에 대한 보완적 성격을 띤다고 보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중간 합의안이 소액 주문에 한정돼 실질적 체감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더 폭넓은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초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다음 달 말까지 최종 합의문 도출을 목표로 했지만, 논의가 진전되며 일정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이번 중간 합의는 본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의 합의다.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믿음이 있었기에 이 자리가 만들어졌고 배달의민족도 진정성 있게 참여하며 30만 자영업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공동의장은 “이번 중간 합의는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최소한의 출발선으로 이제부터가 진정한 협의의 시작”이라며 “플랫폼도 살고 입점업주도 사는 공존이 상생이라고 생각하며 이전 상생협의처럼 실패로 남는 합의로는 가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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