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한국 산업계 ‘비상’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한국 산업계 ‘비상’

기사승인 2025-06-23 13:20:27
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미군의 공습 대상은 이란 핵 개발의 핵심 거점인 포르도(Fordo), 나탄즈(Natanz), 이스파한(Isfahan) 등 세 곳이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직접 개입에 강하게 반발하며, 중동 내 미군 기지와 미국인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다. 이란 의회는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을 내렸고,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폭 50km 내외의 좁은 해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20~30%, LNG의 30% 이상이 이곳을 통과한다.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99%가 이 해협을 지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공습 직후 초대형 유조선들이 해협 초입에서 항로를 급변경하는 등 해운업계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란이 해협을 실제로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이후 이미 유가는 10% 이상 급등해 80달러선을 돌파했다. 

특히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 절대 다수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전체 수입 원유의 70%, 중동산 원유의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한다. 해협이 봉쇄되면 원유·가스 공급망이 즉각 위협받고, 정유사들은 원가 부담이 급증하는 구조인 것이다. 

항공업계 역시 이스라엘·이란·이라크·시리아 상공이 차단되면서 국제 항로 우회, 노선 중단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주도로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 에너지·수출·공급망 영향을 긴급 점검 중이다. 

이형일 차관은 23일 오전 중동 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는 등 향후 사태 전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현재까지 국내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인근을 항해 중인 우리 선박(31척)도 안전 운항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향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중심으로 향후 중동 사태 전개 양상과 금융·에너지·수출입·해운물류 등 부문별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특이동향 발생시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라 긴밀한 공조 하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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