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구도 윤곽…박찬대·정청래 ‘찐명 경쟁’ 본격화

민주당 전대 구도 윤곽…박찬대·정청래 ‘찐명 경쟁’ 본격화

이재명 정부 첫 지도부 선출…‘친명 양강’ 대결 본격화
권리당원 비중↑… 친명 선명성 부각·당심 공략 공 들일 듯

기사승인 2025-06-23 17:42:21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지며 차기 당권 경쟁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민주당 지도부 선출 과정은 ‘친명(친이재명) 대결’ 구도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당대표 선거는 당권 경쟁이 아닌 ‘역할 경쟁’”이라며 “승패를 가르는 것을 넘어 역할을 나누는 과정이라 규정하고 경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발 먼저 출마 선언에 나선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동지인 박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며 “정당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승리하는 전당대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두 후보는 모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을 이끌 첫 당 대표로서 내란 종식에 기여할 것과 이 대통령과의 원활한 호흡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당정이 유기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율할 수 있는 진짜 원팀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 열쇠”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 유능하면서도 겸손한 사람, 소신이 확고하면서도 유연한 사람이 민주당에 필요하다. 적어도 지금은 제가 적임이라고 감히 말씀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이재명이 박찬대의 곁을 지켜줬지만 이제부터는 박찬대가 이재명의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며 “이미 검증된 원팀이 앞으로도 원팀으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부여된 과제들을 척척 완수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주요 공약으로 △당·정·대 관계 원팀 수준 강화 △내란 종식을 위한 특검 지원 △검찰·사법·언론개혁 △야당과 합리적 협상·타협 △당원 주권 시스템 실현 △내년 지방선거 압승 등을 제시했다. 

정 의원은 지난 15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 이재명이 정청래이고, 정청래가 이재명”이라고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정 의원은 출마 선언 후 호남을 찾아 당심 잡기에 나섰고, 이후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 중이다. 

정 의원은 주요 공약으로 △12·3 불법계엄과 내란행위 조사 및 처벌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검찰·사법·언론개혁 △전당원투표제 상설화 △당원존·민원실 통합 운영 △내년 지방선거 공천시스템 정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권리당원 반영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오는 8월 2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발표되는 선거 결과에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두 후보는 모두 이 대통령과 인연을 부각하며 ‘찐명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권리당원 비율이 높은 호남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친명계로 분류되는 가운데, 지지 기반이 겹치면서 지지자들 간 경쟁 또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박 의원과 정 의원 모두 네거티브를 자제해 달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네거티브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제발 이러지 말자”고 했다. 박 의원 또한 “민주당은 하나일 때 가장 강하다”며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은 중단해달라”고 했다. 

이같이 양강 구도 과열 양상을 우려한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사실상 ‘중립’ 기조를 표명한 상태다. 당초 박 의원은 전임 원내지도부와 함께 지난 20일 대통령 관저에서 이 대통령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해당 일정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결국 취소됐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로 선출되는 당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로, 이재명 대통령의 당대표 사퇴로 발생한 잔여 임기를 채우는 보궐 선거 성격이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