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뇌와 위장은 연결된다-비주사(脾主思)"… 한의학연, 위장약 성분으로 파킨슨병 치료 확인

[쿠키과학] "뇌와 위장은 연결된다-비주사(脾主思)"… 한의학연, 위장약 성분으로 파킨슨병 치료 확인

‘비(脾)가 정신활동 관장' 한의학이론 토대 연구
위장보호약물 레바미피드, 신경계에 긍정적 영향 확인
뇌염증 완화 및 신경세포 보호 효과 규명
안전성 확인 약물로 신경퇴행 질환치료제 신속 개발 가능

기사승인 2025-06-25 10:54:20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이 위장약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성분을 찾아냈다.

한의학연 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임혜선 박사팀은 위장질환 치료제로 널리 사용 중인 ‘레바미피드’가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뇌 염증을 완화해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며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연구팀은 한의학에서 위장 기능을 담당하는 ‘비(脾)’가 정신활동까지 관장한다는 ‘비주사(脾主思) 이론’을 토대로 위장보호약물 레바미피드가 뇌·장 축을 통해 신경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실제 파킨슨병 환자의 상당수가 변비, 위무력증 등 위장관 이상증상을 동반한다.

연구팀은 이를 적용한 동물실험 결과 기존 위궤양·위염 치료제로 쓰이는 레바미피드가 파킨슨병 모델에서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위장약 레바미피드에 의한 NLRP3 염증복합체 억제 및 파킨슨병 모델에서의 신경보호 기전. 한국한의학연구원

레바미피드를 투여한 파킨슨병 유도 실험동물은 도파민 신경세포 생존율이 2.1배 증가했고 도파민 분비량이 1.4배 늘었다.

또 분자실험에서는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NLRP3–NEK7 단백질’ 복합체 형성을 억제해 IL-6, IL-1β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이  3.7배 감소했다.

아울러 가상 분자도킹분석과 표면 플라스몬 공명(SPR) 실험에서 레바미피드가 두 단백질의 결합 부위에 동시 결합해 복합체를 불안정화 한다는 구조적 근거도 확보했다.

레바미피드 투여군 실험쥐는 운동장애 평가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다.

반면 CRISPR 유전자 편집으로 NLRP3가 억제된 생쥐모델은 보호 효과가 현저히 줄어 해당 염증경로가 핵심 기전임을 입증했다.

레바미피드가 NLRP3 유전자 발현 여부에 따른 파킨슨병 모델 마우스의 염증 억제 및 신경보호 효과에 미치는 영향.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번 연구는 기존 위장질환 약물 용도를 뇌질환으로 확대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대폭 단축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레바미피드는 이미 임상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로, 추후 파킨슨병 환자 대상 임상시험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다. 이와 함께 NLRP3 염증경로 억제 전략은 알츠하이머병과 다계통위축증 등 다른 신경퇴행성·염증성 질환에도 응용될 수 있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위장보호 효과가 신경세포 보호로까지 확장됨을 확인한 최초 사례로, 장–뇌 축을 타깃으로 한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열었다”며 “한의학적 장부연결 이론을 현대 신경면역학에 접목한 융합연구 모델로서 치료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17일 국제학술지 ‘Journal of Neuroinflammation(IF:10.1), 신경과학 분야 상위 5%)에 게재됐다. 논
(논문명: Rebamipide (Mucosta®), a clinically approved drug, alleviates neuroinflammation and dopaminergic neurodegeneration in a Parkinson’s disease model /제1저자 임혜선 박사, 교신저자는 박건혁 박사)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