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수도권 집값 잡아야”…대출 규제도 긍정 평가

한은 총재 “수도권 집값 잡아야”…대출 규제도 긍정 평가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기준금리 연 2.50% 동결
“한국 집값, 이미 소비·성장 제약하는 임계수준”
“집값 상승속도 작년 8월보다 빨라“

기사승인 2025-07-10 13:28:0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은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세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청년층 절망감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진단에서다. 

이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소비와 성장을 많이 제약하는 임계 수준에 와 있다”며 “한은이 금리 인하 폭이나 조정 속도가 과도해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지난해 8월보다 빠르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실기론’에도 금리 인하를 한번 쉬고 (집값 상승세가) 잡혔구나 생각했다”며 “이번에는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 잘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출 규제로 충분치 않으면 여러 (추가 정책을) 공급이든 수요든 더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이 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거래량 등의 선행지표를 통해서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예상할 수 있지만 가격이 계속 가파르게 오를 경우 규제에도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 가격상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대심리를 안정시키고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게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라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 지역에서 번져나가면 젊은층 절망감부터 시작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 총재는 “정부가 과감한 정책을 발표한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며 “한은과 정부가 공조하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오는 8월에 해결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미국 관세는 관세대로 올라가고 부동산 가격은 안 잡히면 금융안정과 성장 간의 상충 관계가 굉장히 나빠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어디에 더 비중을 둬서 금리를 결정할지 금통위원 간에도 의견이 나뉠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언제 금리를 더 낮출지, 어디까지 갈지 미리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추경 효과에 대해서는 “올해 1차,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1%포인트(p)씩 오를 것으로 본다”며 “기계적으로 보면 1차 추경의 효과는 5월 전망에 이미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 5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예상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자료를 보면 5월 당시의 전망보다 소비는 조금 더 좋아진 것 같고,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좋게 나오고 있다”며 “거기서 플러스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건설은 나쁜 정도가 생각보다 더 심해서 이런 효과가 상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5월 전망에서는 미국이 10%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가정했다”며 “현재 가장 어려운 것은 8월1일까지 유예된 관세 조치”라고 짚었다. 이 총재는 “8월1일에 관세 조치가 발표되면 추경이나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더 명확히 할 것”이라며 “8월 통방에서 성장률을 발표하며 (영향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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