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소환 임박…특검, ‘공천·집사·주가’ 전방위 압박

김건희 소환 임박…특검, ‘공천·집사·주가’ 전방위 압박

공천 개입·집사 게이트·주가조작 등 관련자 줄소환

기사승인 2025-08-04 20:31:51
김영선 전의원이 4일 오전 김건희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 특검 사무실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회계 담당 직원이었던 강혜경씨의 선거자금 횡령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특검팀의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김건희 여사 공개 소환을 이틀 앞두고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김 여사 측 핵심 인물들을 연이어 불러들이며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공천 개입, ‘집사 게이트’, 삼부토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수사는 다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천 개입’ 정조준…윤한홍 이어 김영선 소환

특검팀은 4일 오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이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같은 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개입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재보선 공천을 청탁하고, 강 모 씨를 통해 명씨에게 약 8000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김 전 의원은 “선출직에 나가려는 사람이 공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범죄가 된다면, 범죄가 아닌 부분이 있느냐”며 “특검이 구족멸친하는 식으로 사건을 만드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전날에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당시 공천 과정에서 외부 개입이 있었는지, 윤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관련 부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이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4일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집사 게이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소환


같은 날 특검은 김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투자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른바 ‘집사 게이트’는 김 씨가 IMS모빌리티를 통해 대기업·금융사 9곳에서 184억원을 유치하고, 김 씨의 차명 회사로 의심받는 이노베스트코리아를 통해 46억원을 수령했다는 의혹이다.

IMS모빌리티는 2023년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자본잠식 상태로, 순자산 566억원보다 부채가 1414억원 더 많았다. 특검은 투자자들이 김 씨와 김 여사의 친분을 고려해 보험성·대가성 성격의 자금을 댔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HS효성은 당시 4개 계열사를 통해 35억원을 투자했으며, 이 시기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사 신고 누락·차명 지분·탈세 의혹 관련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후 공정위는 경고 처분을 내렸다. 특검은 IMS모빌리티 투자와 이 처분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투자금 가운데 46억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가 김 씨에게서 넘겨받은 IMS모빌리티 구주를 사들이는 데 쓰였다. 이 회사의 유일한 사내이사는 김 씨 배우자로 확인됐고, 특검은 실질적으로 김 씨가 차명 보유한 회사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자금이 김 씨에게 흘러갔을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윤 우크라 순방’ 박진 전 장관 소환


특검은 이날 오후 박진 전 외교부 장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게 된 경위가 핵심 쟁점이다.

당시 대통령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방문 초청을 받았으며, 경호와 안전 문제로 극비리에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특검은 삼부토건 관련 의혹과의 연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관련해 실질적 역량이 없는 상태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를 과장해 주가를 띄우며 투자자를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특검에 소환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3일 서울 광화문 김건희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도 재조사 속도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날(3일)에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약 9시간 동안 소환 조사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부터 약 3년간 주가조작 선수 및 증권사 관계자들과 공모해,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허위 매수 주문 등으로 주가를 부양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권 회장에게 계좌를 맡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인식이나 가담 정황이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재수사에 나선 서울고검은 김 여사가 2009~2011년 당시 자신의 미래에셋 계좌를 관리하던 직원과 통화한 녹취를 확보하고, 주가조작을 인지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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