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부진에 직면한 홈쇼핑 업계가 수익성 방어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방향을 재정비하고 있다. 타깃층을 세분화해 고마진 상품을 강화하고 라이브커머스·모바일 등 ‘탈TV’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IP 사업과 자체 브랜드를 통한 신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홈쇼핑 4사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CJ온스타일은 올해 2분기 매출 38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며 업계 중 유일하게 매출 성장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22%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은 쇼핑 부문 매출이 2741억원으로 0.5%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4.5% 늘며 선방했다. GS샵은 매출(2658억원)과 영업이익(252억원)이 각각 2.7%, 7.4% 줄었고, 롯데홈쇼핑도 매출(2310억원)과 영업이익(122억원)이 0.6%, 24.8% 감소했다.
4사 합산 기준 2분기 매출은 1조1567억원으로 0.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10억원으로 12.2% 줄었다. TV 시청 인구 감소, 소비 부진, 유료방송사 송출수수료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업황 전반이 어려운 흐름을 보였다. 특히 송출수수료는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22년 65.7%, 2023년 71%에 이어 지난해에는 73.3%까지 상승했다.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서 홈쇼핑사들은 수익성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분주하다. 업계의 전략 방향은 △본업 쇼핑 경쟁력 강화 △모바일·콘텐츠 등 새로운 쇼핑 채널 확보 △IP 사업이나 자제브랜드 등 신사업 발굴로 요약된다.
먼저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 속에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홈쇼핑사들은 타깃층을 정조준해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4060 ‘A세대’를 겨냥해 여행·가전·리빙 등 맞춤형 상품 기획을 확대하고 ‘럭티브(Luxury+Active)’ 콘셉트의 패키지 여행 등을 선보였다. 롯데홈쇼핑도 마진이 낮은 무형상품 비중을 줄이고 패션·뷰티 등 고마진 상품군과 단독·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한다. 채널 단독으로 선보이는 브랜드부터 프리미엄 상품 소싱을 확대하며 채널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탈TV’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유튜브 등 멀티채널에서 차별화 상품 론칭을 확대하고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현지 생방송을 진행하며 글로벌 존재감도 넓히는 중이다. GS샵은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식품 판매 방식을 고객 친화적으로 개편했다. 상반기 세 차례 운영한 모바일 전용 식품 매장 ‘푸드마켓’에서는 첫 행사에서만 구매 고객이 전월 대비 2만3000명 늘었고 핵심 고객층인 4554 소비자는 182% 증가했다.
영상 기반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과 자체 브랜드 강화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한 수익성 제고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1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캐릭터 ‘벨리곰’을 앞세워 국내외 IP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형 전시·지역 축제 참여 등으로 시민과 접점을 넓히고 해외에서는 현지 수요에 맞춘 전시와 상품을 선보인다.
외부 브랜드에 비해 별도 수수료가 없어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 확대도 주목된다. GS샵은 핵심 고객층인 ‘4554’ 여성 취향에 맞춰 자체 패션 브랜드 ‘르네크루’를 10년 만에 리브랜딩했다. CJ온스타일은 자체 여성 패션 브랜드 ‘더엣지’를 무신사·W컨셉 등 외부 플랫폼에 입점시키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업황이 부진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양적인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과정이 더 중요하고 특히 수익성을 어떻게 유지·강화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판관비와 마케팅 비용 등 지출을 효율화해 버티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안정적 매출 유지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상품과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