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조명한 찬란한 生…뮤지컬 ‘파과’
잘 이은 과일만큼 생의 기운이 충만한 게 또 있을까. 짧기에 강렬한 생명의 활기, 그 찬란함을 잿빛 세계로 역설하는 뮤지컬이 나왔다. 지난 15일 개막한 ‘파과’다. 작품은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다짐하던 주인공의 변화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분위기는 대체로 어둡고 때로 기괴하다. 그러나 막이 내리면 알 수 없는 온기가 관객을 감싼다. 주인공 조각은 청부살인업자다. 돈 받고 사람 죽이는 일을 40년 넘게 해왔다. 연민이나 온정 같은 감... [이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