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조업 단축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 등이 복합된 결과다. 수출 시장 마저 회복될 기미가 없어 자동차 업체들의 ‘고난의 행군’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꽁꽁 얼어붙은 내수 시장=2일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달 국내외 차량 판매 실적은 47만9004대(잠정)로 지난해 1월에 비해 34.7% 줄었다. 해외공장 생산분을 제외하면 20만4473대로 지난해 보다 42.0% 하락했다.
특히 내수는 7만3537대에 그쳐 98년 1월(4만4190대) 이후 1월 실적으로는 가장 저조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도 얼어붙은 시장을 녹이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지난해 보다 31.8% 감소한 3만5396대 파는 데 마물렀다.
주력 ‘3인방’인 쏘나타, 아반떼, 그랜저가 지난해 보다 각각 52.6%, 21.7%, 33.2% 떨어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51.4%)와 베라크루즈(-52.0%)는 실적이 반토막 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4일 감소한 탓도 있지만 경기 침체로 국내 전체 자동차 수요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M대우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8689대를 판매해 지난해 보다 20.4% 줄었고, 르노삼성은 8022대를 팔아 11.3% 하락했다. GM대우의 경우 신차 라세티 프리미어 판매가 회복되면서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전월 대비(21.2%) 실적이 늘어난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쌍용차는 법정관리 신청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부품납품 중단 등 생산 차질로 지난해 1월에 비해 77.0% 떨어진 1149대를 팔았다. 기아차는 포르테, 쏘울 등 신차들이 지지선 역할을 하면서 지난해 1월 보다 0.1% 증가한 2만2056대 내수 실적을 올렸다.
◇해외 신흥 시장도 암울=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모두 23만9188대를 해외 시장에서 판매했다. 지난해(29만8395대) 보다 19.8% 줄었다. 특히 해외공장 생산분을 제외한 수출량은 48.9%나 하락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동반 침체 속에서 그간 ‘수출 버팀목’이 돼 준 신흥시장에도 본격 한파가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달 해외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25.3% 감소한 14만3648대였다. 기아차의 경우 내수 선방과 달리 해외 판매는 46.4%나 하락했다. 미국은 물론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물량 주문이 대폭 감소한 탓이다. 수출 부진에 따라 기아차의 국내외 총판매 실적도 지난해에 비해 37.9% 미끌어졌다. GM대우, 쌍용차 역시 지난해 보다 수출 실적이 53.6%, 88.0% 추락했다. 르노삼성은 3258대 수출로 3.4% 하락했다. 지난해 8월부터 중동 지역 수출을 시작한 SM5가 509대로 월별 최대 수출 기록을 세운 덕분에 그나마 선방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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