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북한에 살고 있는 자식들이 남한에 있는 계모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유산 상속권을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사망한 윤모씨가 북한에 남겨놓고 온 자녀 4명이 상속재산을 나눠달라며 계모 권모(75)씨와 권씨의 자녀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윤씨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2남4녀 중 장녀만 데리고 남한으로 넘어왔다. 윤씨는 1959년 북한에 아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권씨와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아내의 사망신고를 했다. 윤씨는 권씨와 2남2녀를 두고 서울 영등포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며 재산을 많이 모았다.

윤씨는 같이 내려온 장녀에게 “재산을 북에 있는 가족에게도 물려주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 장녀는 87년 윤씨가 사망하자 북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2월 드디어 형제 4명의 주소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100억대 재산은 이미 계모와 계모가 낳은 남매에게 상속돼 북한에 있는 자녀들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북한에 있는 자녀가 남한의 계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6년 전 비슷한 소송은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소송을 낸 북한의 자녀들은 요구하던 상속지분을 모두 증여받았다. 2005년에도 소설 ‘임꺽정’의 저자 벽초 홍명희씨의 손자 석중씨가 동의없이 할아버지의 책을 출판한 출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었다. 이 사건도 출판사가 석중씨에게 1만 달러를 지급하고 남한에서의 출판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조정으로 끝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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