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태백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가뭄은 산간계곡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물속 생물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강 발원지인 태백시 검룡소 창죽골 1.3㎞ 계곡의 샘인 ‘새암’이 역사이래 처음으로 마르면서 이 일대에 서식하는 꼬리치레 도롱뇽과 개구리 등이 집단 폐사하고 있다. 분주령 계곡의 새암은 금대봉 계곡의 검룡소, 제당굼샘, 고목나무샘, 굴샘과 함께 1300리 한강의 발원지이다. 이에 따라 하루 2000∼3000t의 용천수가 솟던 검룡소의 물줄기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히 삼척시 하장면 광동댐의 본류인 골지천과 낙동강 지류인 황지천, 철암천 등 대부분의 하천과 계곡 곳곳에는 민물고기들이 썩어 악취가 진동하고, 물이 남아있는 웅덩이로 몰려있던 물고기와 개구리는 용존산소 부족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홍진표 ‘태백 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수생동물들의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며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곧 번식기를 맞는 수생동물은 물론 각종 곤충들까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의 날씨 예보는 암담하기만하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번 가뭄이 5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은 식수난과 생활 불편을 넘어서서 관광객 감소, 영농 피해, 업소 영업포기, 산불 걱정 등 온갖 생존과 직결된 문제와 맞닥뜨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정과 급수 등 대책을 세우고 전국에서 생수지원을 받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된다”이라며 “고통이 확대되면서 주민들이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태백시 현안대책위와 상공회의소, 번영회 등은 정부가 나서 가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46%대에 달하는 상수도 누수율을 줄이기 위해 20년 이상된 노후관을 교체하고 대체수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300억원 이상 소요되는 사업비를 중앙정부가 나서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백=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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