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 이상득 의원 등 친이계의 주요 의원들이 친박계 의원들과 수차례 만남을 가졌고, 2월 임시국회에서도 화합 가능성을 보여줬다. 화합 기류가 당내에 완전히 정착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여러 변수가 있다. 그 중 핵심은 오는 4월29일 치러지는 경주 재선거다.
현재 한나라당 후보로 유력한 사람은 친이계 핵심으로 평가되는 정종복 전 의원과 친박계의 정수성 예비역 육군 대장(예비후보) 2명이다. 당 내부에서는 정 전 의원이 공천을 받고, 정 전 대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친박계 일부 의원들은 “정 전 대장이 경주에서 지지도가 높기 때문에 친이·친박 화해 차원에서라도 정 전 대장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말하지만, 소수 의견이다. 지난달 21일 사무실을 개소한 정 전 의원은 6일 “당내에서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오지만 경주 분위기가 오히려 나에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친이계 다수 의원들도 정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검토중이다. 정 전 의원 공천이 유력한 이상, 정 전 장군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그림도 그중 하나다. 지난 18대 총선 영남권에서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 돌풍이 재연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의원직을 상실한 김일윤 전 의원도 친박연대 소속이었다. 한 중진의원은 “정 전 대장에게 무소속으로 출마할 각오를 하라고 조언했다”면서 “경주 민심을 잡을 경우 무소속 당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군도 “(입당과 관련) 여러가지 상황을 지켜보는 상태”라며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당선되면, 한나라당 내부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반대로 정 전 대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될 경우 당내 권력지형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영남권에서 ‘한나라당 깃발’ 보다 ‘박근혜 깃발’이 더 강력하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박희태 대표는 6일 홍사덕 김무성 박종근 의원 등 친박 무소속으로 당선돼 입당했던 의원 15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의원들은 박 대표에게 “당내 화합을 위해서라도 4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당협위원장 선출 문제에 현역 의원들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친박 의원들이 입당했던 그 정신에 관해서 순리대로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만 답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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