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명품 진행자 왕종근 “半고미술품 전문가 됐어요”

진품명품 진행자 왕종근 “半고미술품 전문가 됐어요”

기사승인 2009-03-09 16:29:06

[쿠키 문화]“저도 고미술품 등의 감정에 대해선 반 전문가예요. 진위 여부는 가릴 수 없지만, 진짜인줄만 알면 가격대는 거의 맞춘다니깐요.”

오는 15일로 700회를 맞는 KBS 1TV의 ‘TV쇼 진품명품’에서 총 14년 중 9년 동안 사회를 맡고 있는 아나운서 왕종근씨는 “친구들 집에 가면 이들이 갖고 있는 유물들을 감정하느라 바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TV쇼 진품명품’은 고미술품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고미술 감정프로그램이다. 한때는 고미술의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 있냐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국민들이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자부한다”며 “예전에는 귀중한 그림이나 책을 뜯어 벽지로 사용하는 예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고미술품의 진위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만큼 에피소드도 많았다. “어떤 이가 신문지 몇 겹에 싸서 도자기를 가져왔는데, 감정 결과가 겨우 만원인 거예요. 저희에게 ‘소품으로라도 쓰라’고 하시길래, 우린 ‘소품도 가짜는 안 쓴다’고 그랬죠. 반대로, 어떤 이는 도자기를 포장도 않고 덜렁덜렁 들고 왔는데 1억 원이 넘은 거예요. 그분은 방송 끝나자마자 도자기 싸갈 신문지부터 찾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박’으로는 단연 하피첩(霞陂帖)을 들었다. 하피첩은 정약용 문집에는 나오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책이었다. 정약용은 아내가 보내준 치마를 오려 아들에겐 편지를 썼고, 딸에겐 그림을 그려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중 그림은 발견돼 한 박물관에 보관 중이었다.

“3년 전쯤 수원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소장이 폐지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에서 발견하고, 호감이 가길래 얻어 놓은 거였대요. 아무리 봐도 한자뿐이어서 의뢰를 했는데 하피첩이었던 거죠. 그때의 흥분은 지금도 잊지 못해요.”

진품명품은 당초 6개월 정도 방송하면 더 이상 소개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됐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유물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는 그는 “앞으로 10년 정도 더 하고도 남을 만한 유물이 의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루에 서너 가지밖에 소개되지 못해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전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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