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지역 주요 미술학원에 따르면 홍익대가 미대 실기고사 폐지를 발표한 11일 부터 학생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홍익대 인근 A미술학원 관계자는 “미대를 준비하던 학생들이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 “벌써부터 이에 대한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미술학원 관계자는 “일단 시행이 몇 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그동안 다시 입시안이 바뀔 가능성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학원에선 홍익대의 실기고사 폐지가 오히려 입시비리와 극한경쟁을 몰고 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B학원 실기원장은 “공교육에 맡기면 학교 미술 교사들의 뒷돈을 조장할 수도 있다”면서 “면접으로 학생이 그림에 대한 의지를 표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의 일반고는 물적 인적 인프라가 없다”며 “결국 예술고 안에서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익대는 이미 지난해 미술대학 자율전공에서 실기고사를 폐지했지만, 결국 이같은 정책이 학생들의 실력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C 미술학원장은 “지금도 학교 들어간 뒤 학원에 찾아와 실기를 배우는 학생들이 있다”며 “문제점이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D 미술학원장도 “실력이 안되는 상황에서 대학에 입학하면 우리나라 미술계는 휘청할 것”이라며 “이렇게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 미술을 공교육에만 넘긴다면 비리가 더 생길 수 있다”고 단언했다.
한편 일부 홍익대 미대 교수들은 실기고사 완전 폐지안이 의견수렴 없이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종욱 입학관리본부장은 “지난해 미대 자율전공을 실시할 때부터 논의가 된 상황”이라며 “비록 공식적인 회의는 없었지만 이에 대한 상당한 논의가 학교 내부에서 진행됐다”고 해명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모규엽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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